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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4억 1년 만에 탕진···그의 인생역전은 '좀도둑 10범'

주점에서 종업원을 밖으로 유인하는 A씨.[사진 부산지방경찰청]

주점에서 종업원을 밖으로 유인하는 A씨.[사진 부산지방경찰청]

13년 전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세금을 제외하고 받은 14억여원을 도박 등으로 탕진한 뒤 범죄자로 전락한 40대가 경찰에 다시 붙잡혔다. 그는 10여년간 교도소를 들락날락했다. 17일 상습절도 등 혐의로 부산 연제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된 A씨(40)얘기다. 
 
A씨는 지난해 7월 부산 연제구 한 주점에서 “단체 예약을 할 테니 밖에 나가 아는 형님에게 선불금을 받아 오라”며 종업원을 내보낸 뒤 400만원 상당의 귀금속 1점을 훔쳤다. 그는 2017년 9월부터 지난 1월 말까지 비슷한 수법으로 부산·대구 등에서 16차례 3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현장 폐쇄회로TV(CCTV)로 범인을 추적하던 중 그가 택시를 타고 도주하며 택시 기사에게 “경남에 살 때 로또 1등에 당첨된 적이 있다”며 자랑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로또복권 1등 당첨자를 검색해 범인을 실제 당첨자인 A씨로 특정하고 추적 끝에 검거했다. A씨는 이미 다른 갈취죄로 지난 3월부터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었고, 이번 절도혐의가 추가됐다.
 
로또 범죄자.[사진 부산지방경찰청]

로또 범죄자.[사진 부산지방경찰청]

A씨는 고교 중퇴 뒤 특별한 직업이나 거처 없이 떠돌다가 2006년 초 경남 진주에서 산 로또 복권이 1등(17억여원)에 당첨됐다. 당시 26세 미혼이던 그는 PC방에서 종업원을 폭행하고 20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었다. 수배 중 우연히 산 로또가 당첨된 것이다. 
 
A씨는 세금을 제하고 14억여원을 손에 쥐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집 등을 사주고 호프집과 PC방을 매입해 형 이름으로 해놓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3월 불심검문에 붙잡혔다. 구속된 그는 변호사를 선임해 3개월 만에 풀려난 뒤 룸살롱 같은 유흥시설을 출입하는 등 흥청망청했다. 유흥업소에서 수백만원을 뿌리곤 했다. 강원랜드에서는 도박하다 한꺼번에 수억원을 잃기도 했다. 
 
이렇게 살다 보니 로또 당첨 1년여 만에 대부분의 돈을 날렸고, 이후 대구의 금은방에서 도둑질하다 적발돼 1년간 복역했고, 출소 뒤 다시 금은방 등 18곳에서 절도 행각을 벌이다 2008년 검거됐다. A씨는 2010년 초 귀금속을 훔치고 친구에게서 빌린 돈을 갚지 않아 수배돼 붙잡히기도 했다. 
 
2013년 무렵부터는 휴대전화 절도에 집중했다. 훔치기 쉽고 물건을 처분하기 쉽다는 생각에서였다. 휴대전화 할인매장과 식당, 의류매장 등에서 휴대전화를 훔치던 그는 2014년 3월 135회에 걸쳐 휴대전화 1억3000만원어치를 훔친 혐의로 검거됐다. 검거 당시 그의 지갑에는 로또복권 10여장이 나왔다. ‘로또 당첨의 꿈’을 버리지 못해 훔친 휴대전화 등을 팔아 산 복권이었다.
 
당시 로또 1등 당첨 전력 때문에 그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경찰에서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으면 범죄자는 되지 않았을 텐데…”라고 후회했다. 경찰이 로또 얘기를 꺼내면 과민반응을 보여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할 정도였다. 10여년간 교도소를 들락거린 그는 현재 전과 10범이 넘는다. 
 
경찰 관계자는 “로또 당첨이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 전환점이 될 수 있었는데도 거액을 탕진하고 범죄자가 된 그의 인생이 안타깝다”고 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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