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신성식의 요람에서 무덤] 김정숙 여사의 라떼파파 사랑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김정숙 여사가 야당에서 “외유”라는 비판을 받은 북유럽 순방길에서 역대 영부인과 비슷한 역할을 한 것 같다. 핀란드에서는 아동병원에 갔고, 스웨덴에서는 라떼파파(한 손에 라떼를 든 육아하는 아빠)를 만났다. 가족 정책을 챙기는 모습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14일 라떼파파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아직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면 ‘출세를 포기한 남자’라고 할 만큼 직장에서 두려움이 있다”며 “한국 남자들도 용감하게 휴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달 초 한국 라떼파파와 간담회에서 “육아휴직을 용기 있게 선택한 여러분은 선구자”라고 말했다. 한국과 스웨덴에서 ‘용기’를 주문했다.
 
스웨덴은 남성 육아휴직 대상자의 96%가 쓴다(한국노동연구원). 한국은 남녀 할 것 없이 사용자가 적고, 육아휴직자의 18%만이 남자(1만7662명)다. 이들이 용기 충만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 주문대로 용기를 내면 될까. 글쎄다. 육아휴직 저해 요인으로 임금 감소를 무시할 수 없다. 노동연구원의 다른 보고서를 보면 한국 남성은 원래 받던 임금의 33%(소득대체율)를 육아휴직 수당으로 받는다. 스웨덴은 76%, 노르웨이는 98%다(2016년). 2017년 이후 한국이 수당을 좀 올려서 소득대체율이 좀 올랐을 테지만 스웨덴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게다가 남성 육아휴직자의 59%가 300인 이상 대기업이다.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이다. 육아휴직을 가면 대체할 사람을 찾기 어렵다.
 
지난해 1월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육아휴직 경험자 400명을 조사했더니 육아휴직 결정할 때 가장 큰 고민은 재정난이었다. 수당 희망선을 200만원(현재 120만~150만원)으로 제시했다. 배우자의 소득이 높지 않으면 ‘용기’를 내기 힘들다는 뜻이다. 게다가 외벌이 아빠, 자영업 아빠는 용기는커녕 꿈도 못 꾼다. 김 여사가 라떼파파 확산을 유도하는 건 반길 만하다. 다만 용기만 강조해서는 곤란하다. 용기를 내기 위한 제도적 여건 마련이 중요하다. 안 그러면 그 누군가에게 상처를 안기게 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