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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수출된 '임을 위한 행진곡'…오히려 보수가 흥분하는 이유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16일(현지시간)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날 검은 옷을 입고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지난 12일 시위 때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했다. 홍콩 언론은 이날 시위 참여 인원이 1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16일(현지시간)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날 검은 옷을 입고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지난 12일 시위 때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했다. 홍콩 언론은 이날 시위 참여 인원이 1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연합뉴스]

“아시아의 시위 문화에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한국의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자 나오는 얘기다. 지난 14일 오후 7시 홍콩 도심의 차터 가든에서 열린 집회에서 홍콩 어머니 6000여 명이 광둥어로 번안된 이 곡을 합창했다. 이 장면이 담긴 유튜브는 널리 퍼졌고, 정부 차원의 홍콩 지지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은 17일까지 2만 5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임을 위한 행진곡’은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과도 연결이 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틀만인 2017년 5월 12일 ‘업무 2호 지시’로 5ㆍ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했다. 과거 보수 정권에서 ‘합창’(부르고 싶은 사람만 부르는 것)으로 해왔는데 이를 '제창'(의무적으로 다 같이 부르는 것)으로 변경시킨 거다.
 
이같은 '임을 위한 행진곡' 화제에도 현 여권을 포함한 진보진영은 홍콩 시위에 대해 언급을 삼가는 분위기다. 지난 9일 홍콩 100만명 시위 이후부터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관련 논평을 내거나 공식 석상에서 이를 거론한 적이 없다. 사실상 반중(反中) 시위를 지지했다가 한ㆍ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진단이다.  
 
송환법이란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 내용이다.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소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결국 홍콩 정부는 지난 15일(현지 시간) 대국민 사과와 함께 법안 추진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사한 최루탄으로 홍콩 거리가 뿌옇게 물든 모습이 마치 홍콩의 불투명한 미래를 예고하는듯 하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사한 최루탄으로 홍콩 거리가 뿌옇게 물든 모습이 마치 홍콩의 불투명한 미래를 예고하는듯 하다. [로이터=연합뉴스]

 
민주당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홍콩의 송환법 반대 취지를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중국 정부를 비난하는 도구로 사용하면 내정간섭 논란 등 외교적 마찰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관계자도 “홍콩의 특수한 상황 등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며 “다만 홍콩 정부의 법안 유보 결정은 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권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17일 당 회의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홍콩 시민들의 모습에 무한하고 아낌없는 지지를 표한다”고 말했다.  
10일 뉴욕타임스는 수많은 인파가 결집한 시위 사진을 국제 섹션 최상단에 내걸었다. [사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10일 뉴욕타임스는 수많은 인파가 결집한 시위 사진을 국제 섹션 최상단에 내걸었다. [사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변명과 달리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절대성 원칙에 따라 홍콩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정부가 못한다면 시민사회단체나 정당이라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중국몽을 꾸고 한국은 중국에 말에 붙은 파리처럼 찰싹 붙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이 절대 하지 못할 것이기에 바른미래당은 (홍콩 시위 지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본다는 비판은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 논란 때는 현 정부가 중국을 더 세게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다. 중국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며 보복성으로 유커들의 한국행을 막는 등 횡포를 부릴 때도 문재인 정부가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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