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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최저임금 시선 달라졌다…송영길 이어 박영선도 "동결"

[연합뉴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경영계ㆍ학계ㆍ정치권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2년간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으로 되려 고용 사정이 악화하는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야당에서 꾸준히 ‘동결론’이 제기됐지만, 본격적으로 정치권에서 공론화된 것은 여당 인사들의 언급에 의해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최저임금은 동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가 성장할 때 최저임금을 올려야지 하강국면에서 올리면 중소기업인 자영업자들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라고 강요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로장려세제(EITC)와 주거비ㆍ사교육비 완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 송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킬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솔직한 고백에 동의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내년엔 동결 내지 경제성장률 수준만 올려야 한다”(홍영표 민주당 전 원내대표), “동결에 가까운 수준도 고려해야 한다”(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등 여권 유력인사의 언론 인터뷰 내용도 전해졌다. 한발 더 나아가 민주당 내 ‘경제통’으로 통하는 최운열 의원은 최근 “최저임금 동결을 당론으로 정해 최저임금위원회에 내자”는 의견을 이해찬 대표에게 전달했다. 그간 최저임금 인상 등을 비롯한 ‘소득주도성장에 ‘건설적인 비판’을 해오던 일부 의원들이 뜻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역구 내 여론을 주도하는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데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를 무시했다간 자칫 내년 총선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피해 당사자 격인 중소기업ㆍ소상공인 업계의 움직임도 예전보다 강경해졌다. 중소기업중앙회를 중심으로 벤처기업협회ㆍ여성경제인협회 등 14개 단체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18일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중기중앙회가 최근 전국 600개사를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69%를 차지했었다. 중기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기업의 지급능력이 무시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 운영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공감대가 크다”며 “최저임금을 더는 올려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17일에는 소상공인연합회의 최저임금 관련 입장 발표가 있었다. ‘동결’을 앞세우진 않았지만, ‘규모별 차등적용’을 주장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미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올려 고통이 심한 상황”이라며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삭감하는 논의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이 대다수 소상공인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대외 여건 악화로 한국 경제의 회복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경영ㆍ사업 현장에서 최저임금의 추가 인상을 감내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최저임금 현장 실태 파악 결과’에서도 도ㆍ소매업, 음식ㆍ숙박업 등의 업종에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사업주가 고용을 줄이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학계에서는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경제가 나쁘지 않았는데, 현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제조업이 위축된 이유의 절반 정도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장 조건 강화에 따른 기업의 경쟁력 상실이 자리 잡고 있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동결하는 것이 필요하며, 전반적인 동결이 어렵다면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ㆍ음식숙박ㆍ제조업 3개 업종만이라도 동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우선 우리나라가 최저임금 제도를 적용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30여년간 최저임금이 동결되거나 하향 조정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서다. 1998년 외환위기,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2%대의 인상률을 보였다. ‘동결’이라는 단어가 갖는 상징적 의미가 큰 만큼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굽히지 않고 있는 노동계의 반발이 부담이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다. 최운열 의원의 최저임금 동결 요청에 이해찬 대표가 “양대 노총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우려를 표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정은 동결보다는 ‘속도조절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도권이 지역구인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여당 내에서도 많은 의원이 최저임금 동결에 공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 차원에서 당론으로 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물가상승률 범위 안에서 인상하는 정도로 타협점을 찾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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