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교육부 “실습생 최저임금 이상 줘라” 기업 “차라리 알바 쓴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윤모(43)씨는 올해부터 현장실습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실습생을 보내는 대학이 지나친 요구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윤씨는 1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실습생은 허드렛일 시켜서도 안 되고 주말, 야근 근무도 안 된다. 실습생이 만든 요리는 손님에게 내놓을 수도 없는데 최저임금 이상 지급하라는 게 말이 되냐”며 “그럴 바에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많은 것도 윤씨가 현장실습생을 받지 않게 된 이유다. 현장실습 운영계획서를 비롯해 출석부, 만족도 조사, 실습결과평가서 등 5~6개에 이른다. 윤씨는 “지난해 현장실습 선도기업으로 선정됐는데도 실습생을 받으려면 교육부로부터 각종 검증을 또 받아야 한다”며 “교육부가 매출뿐 아니라 공개할 수 없는 내부 자료까지 요구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7월을 앞두고 현장실습생을 거부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교육부가 2017년 개정한 ‘대학생 현장실습 운영규정’에서 실습생에게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라고 못 박은 영향이 크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서울 강남구에서 고급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권모(39)씨는 매년 2명씩 현장실습생을 받았지만, 올해는 1명으로 줄였다. 무급으로 실습을 하겠다는 지원자가 있었지만 받을 수 없다. 교육부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권씨는 “프랑스는 3개월간 무급으로 실습생에게 직업교육을 할 수 있다”며 “한국은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현장 실습할 기회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장실습생을 받는 기업에 실습비 일부를 지원해주고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이 적어 업체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제주도의 한 호텔은 올해 상반기 현장실습생 5명을 받으면서 실습생 1명당 월 40만원씩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실습생의 월 임금 160만원에서 1/4을 정부가 보조해준 셈이다.
 
이 호텔 관계자는 “호텔 특성상 불가피한 야근과 주말 근무를 실습생에게는 요구할 수 없다”며 “실습생 때문에 근무조를 편성할 때마다 골머리를 앓는다. 정부가 임금의 절반 정도를 보조해주지 않으면 현장실습생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동의대 인재개발처 취업지원팀 관계자는 “매년 300~400개 기업에 500~600명의 학생을 현장실습 보내왔다. 그러다 교육부가 운영규정을 개정한 2017년부터 현장실습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며 “대학과 기업이 실습생의 처우를 비롯해 근무방식 등을 조율해왔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 대학과 기업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어느 정도 허용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대학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을 파악한 뒤 학생을 교육해 실습을 보내야 한다. 기업은 현장실습생 가운데 일정 비율은 채용한다는 전제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해야 참여 기업이 늘고, 실습 이후 취업으로 연계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