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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승자없는 게임”

박정욱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서유진 기자]

박정욱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서유진 기자]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입장에선 촉각이 곤두서는 문제다. 주 제네바대표부 상무관 등을 역임한 다자통상 전문가 박정욱 산업통상자원부 제품안전정책국장은 “미·중 무역 전쟁은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상황이다. 서로 양보가 없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인터뷰 중 일부 내용은 최근 박정욱 국장이 출간한 세계무역기구(WTO)에서의 경험을 담은『트럼프시대, WTO에 던지는 5가지 질문(박영사)』에서 인용했다)
 
미·중 무역 전쟁에서 지금까지 승자는.
단기적으로 미국이 유리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장기화하면 승자 없는 게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과 유사하다. 둘 다 자기 이익만을 고려해서 선택하지만, 결과적으로 상대방과 본인 모두에 불리한 결과를 낳는다. 뚜렷한 승자가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이 위축하며 세계 경제의 장기 침체가 예상된다.
 
알면서도 왜 미국은 중국을 공격했나.
‘직접’ 타격한 이유는 2가지다. 우선 중국의 급부상이 미국 경제와 패권에 위협이 됐기 때문이다. 무역적자로 2001~2015년 미국 내 340만 개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이 중에서 75%가 중국과의 무역적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일자리 증발’은 미국 내 50개 주 모든 주에서 발생했다. 또 다른 이유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만으로는 중국을 컨트롤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관련된 WTO 분쟁의 3분의 2가 중국 때문에 발생했다. 중국이 작았다면 미국이 쉽게 눌렀을 것이고, 설사 강대국이어도 WTO 다자 체제에서 관리하면 좋은데 이 두 가지 다 안 먹혔다.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화웨이 사태의 경우, 기업이 실리를 취하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대한 중립적으로 반응하면서 상대가 수긍할 메시지를 줘야 한다. “한국은 자유시장 경쟁체제이고 민간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게 핵심이다. 미·중에 치중한 수출 시장도 다변화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내수를 먼저 키우라고 하지만 한국은 기약하기 어렵다. 내수는 국내적 충격이 있으면 결정타를 맞게 되는 데다 인구도 감소 중이라 의존하기엔 한계가 있다.
 
미국과 일본이 가까워 보인다.
그래도 미국이 일본을 안 봐준다. 미국의 전략은 일본을 좌우할 ‘레버리지’를 쥐는 것이다. 일본은 자국 주도의 경제협력체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주도하면서 미국의 압박을 피해가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과의 양자협정(TAG)을 통해 ‘농산물 시장을 더 열라’고 압박하고 있다. 향후 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전략이다.
 
현 상황이 얼마나 장기화할까.
트럼프 집권(미국 대선 시점은 2020년 11월)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권이 바뀌어도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공격(bashing)은 지속할 수 있다. 미·중 무역 전에서 관세는 수단의 하나이고, 본질은 ‘기술전쟁’이며 ‘패권전쟁’이다. 중국도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다. 중국은 열강의 식민지가 된 아편전쟁의 기억을 잊지 않는다. 여기서 물러나면 영원히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쫓아가는 것밖에 안 된다. 중국은 1980년대 플라자합의로 일본이 어떻게 됐는지 이미 철저히 연구했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맞이한 것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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