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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 고로, GO? STOP?...불명확한 정부 메시지에 업계 혼란

전남 광양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5고로에서 한 근로자가 쇳물 옆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남 광양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5고로에서 한 근로자가 쇳물 옆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오염물질 배출 의혹으로 전국 제철소가 연이어 행정처분을 받아 파문이 일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엇갈린 메시지로 철강업계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업정지 행정처분 유지, 유보 등 어떤 방향으로든 명확한 결정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자체의 제철소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이 논란이 된 이후 지난 12일 환경부는 KTX 서울역 회의실에서 지자체 담당자, 전문가 등 10여명을 불러 회의를 열었다. 회의 이후 상반된 메시지가 전해지며 철강업계는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회의에서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유보해달라는 언급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지만 곧바로 환경부가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자료를 낸 탓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경북도청 환경 담당 관계자는 1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회의에서 환경부가 충남도청 쪽에 (조업정지를) '신중하게 생각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광양(전남)과 포항(경북)에서는 조업정지 행정처분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각기 다른 조업정지 행정처분에 따른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충남도청은 지난달 3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확정했다. 청문 절차 없이 내려진 통보다. 이대로라면 당진제철소는 당장 7월 15일부터 고로를 세워야 한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는 조업정지 행정처분 사전 통보가 내려진 상태로, 청문 절차가 남아 있다. 조업정지가 결정되면 약 3개월여 뒤인 9월부터 고로 가동이 중단될 전망이다.
 
고로 조업정지 여부 결정까지 시간이 남은 전남, 경북과 달리 충남은 한 달여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아 환경부가 우선 충남 측에 신중 검토를 요청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환경부는 지난 12일 해명자료를 통해 "현재와 같은 논쟁 상황이 지속되면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상황은 개선되지 않아 조속히 민관 거버넌스를 발족해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충남도청 측에 행정처분 유보를 요청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환경 담당 관계자도 "환경부의 공식적인 요청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며 "거버넌스 구축해 의견을 청취한다는 게 공식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연합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연합뉴스]

 
환경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업계에서는 혼란일 수밖에 없다. 환경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조업정지 행정처분 유보를 요청했다면 조업정지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다. 업계가 환경부와 지자체에 명확한 입장을 원하는 이유다.
 
손정근 한국철강협회 기술지원본부장(상무)은 "환경부가 지자체에 어떤 메시지를 줬는지 업계에서 파악하지 못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도지사 사이에서도 상반된 메시지가 나와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답답한 실정으로, 명확한 답변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부터 전남, 경북, 충남도청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제2고로에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을 내렸다. 지자체는 이들 제철소가 고로의 안전밸브 역할을 하는 블리더(Bleeder)를 비상상황이 아닌 정기 점검 과정에서 수동으로 열어 임의로 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고로 점검 시 블리더를 여는 것은 기술적 대안이 없는 자연스러운 작업이라고 맞서면서 논란이 생겼다.
 
이준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철강업체와 지자체 사이에 소통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블리더를 통해 배출되는 가스에 어떤 오염물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데이터로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자체의 조업정지 결정이 내려진 것은 성급한 측면이 있다"며 "업체와 지자체의 소통을 통해 과학적인 검증을 거친 이후 행정처분 통보 여부가 결정됐어도 늦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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