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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부] "총선용"vs"민생용" 6조7000억 추경 누구 말이 맞나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은 최근 국회의 가장 큰 논쟁거리다. 정부ㆍ여당은 국회를 정상화해야 하는 급박한 이유로 추경을 든다. 민생경제가 세계경제 둔화세의 유탄을 맞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추경이 투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번 추경을 ‘총선용 선심예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같은 경제정책을 전환하지 않고, 추경을 통해 돈을 풀어봤자 경제는 나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추경을 쟁점별로 해부했다.  
 
①총선용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해 및 건전재정 추경 긴급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해 및 건전재정 추경 긴급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총선에 눈이 멀어서 선심예산을 풀겠다는 것”(황교안 대표)은 한국당이 추경을 반대하는 핵심 이유다. 추경 대상 사업은 207개인데 이중 193개(93.2%)는 기존 사업예산을 증액한 것이다.

 
국토부는 국도건설(19건)을 위해 올해 이미 2654억원의 예산을 편성받았다. 그런데 국토부는 추경을 통해 이를 1070억원(40.3%) 증액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밖에도 항만(1050억원)ㆍ철도(2390억원) 등 SOC사업 증액분이 적지 않다. 한국당은 "향후 진행할 투자를 1~2년 앞당긴 것으로 사실상 지역민원 해소용이자 총선용"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는 28조4000억이라는 역대 최대 추경을 편성했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는 12조원 추경을 편성했다”며 “당시 추경도 총선용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의 경우 인기가 좋아서 이미 5월에 본예산을 다 소진했다. 노인 일자리 예산도 올해 61만개 달성이 목표인데 다 소진될거라 보고 3만개 예산을 추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위 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도 “본예산에 포함돼 있어도 소요가 제기되면 추경을 할 수 있다”고 했다.

 
②일자리 통계용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정지간판 뒤로 본청이 보이고 있다. [뉴스1]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정지간판 뒤로 본청이 보이고 있다. [뉴스1]

“일자리 통계용 추경이 아니라 시장 활성화 추경이 돼야 한다”(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것도 한국당의 시각이다.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지 못한 채 그저 통계에 잡히기 위한 단기 일자리 증액이 많다는 주장이다.
 
실제 추경안에는 일자리 예산이 곳곳에 있다. 보건복지부는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을 위해 1007억원(8220억원→9227억원)을 추가 요청했고, 행정안전부는 ‘희망근로 지원사업’을 위해 1011억원을 새로 편성했다. 이밖에 ‘지역공동체 일자리’ 274억원(400억원→674억원)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247억원(2086억원→2333억원)도 있다.
 
이에 대해 조정식 의장은 “민간에서 노인·장애인·여성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를 다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나서는 게 당연하다”며 “그걸 단기 일자리, 나쁜 일자리라 매도하는 건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도 “인구구조 변화로 청년 고용여건이 가장 어려운 4년(2018~2021년)을 대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③재해ㆍ재난 추경
지난 4월 대형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원 속초·고성지역 이재민과 상공인들이 7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산불 피해보상과 정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4월 대형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원 속초·고성지역 이재민과 상공인들이 7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산불 피해보상과 정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한국당은 재해ㆍ재난 추경도 문제를 삼고 있다. “재난 대비라면서 정작 강원도 산불 관련 주민 복구비 지원엔 한 푼도 안 썼다”(이만희 원내대변인)며 이재민 직접 지원 예산이 적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실제 정부 추경안에서 사업명만 보고 재해ㆍ재난 예산을 의미하는 항목은 많지 않다.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323억원),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 설치 운영(4억6000만원) 같은 신규사업이 눈에 띌 뿐이다.
 
재해·재난 예산은 전체 추경의 3분의 1 가량인  2조2000억원이 편성돼 있다. 일부는 산불·미세먼지 등 선제 대응을 위한 예방 목적의 예산으로 쓰인다. 산림청은 강원 산불 관련 재해예산으로 산림재해일자리 209억원(909억원→1118억원) 증액을 요청했다. 이를 통해 1099명의 감시인력을 고용하겠다고 한다. 산불방지대책 80억원(170억원→250억원)은 진화인력 대기쉼터를 8곳 늘리고(32억원) 산불 진화차를 5대 추가(12억원)할 계획이다.
 
재난·재해지역 경제활성화 목적도 있다. 희망근로사업(1011억원)이 대표적이다. 기재부는 희망근로사업을 통해 고용ㆍ산업 위기지역(울산 동구, 전북 군산, 전남 목포ㆍ영암ㆍ해남, 경남 창원ㆍ거제ㆍ통영ㆍ고성)과 특별재난지역(강원 고성ㆍ속초ㆍ강릉ㆍ동해ㆍ인제)에 각각 790억원과 220억원을 투입해 공공일자리 1만1000개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서도 한국당은 "최대한 재해·재난 추경으로 포장하기 위한 끼워넣기"라는 입장이다. 
 
반면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대상 지역이 재난ㆍ재해 지역인 경우 재난 예산으로 분류되는 것”이라며 “재난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지급되는 예산이 아니라고 문제 삼는 건 지나친 형식논리”라고 반박했다. 
 
④실효성 논쟁
지난달 8일 국회 의안과 앞에 2019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제출자료가 쌓여 있다. [뉴스1]

지난달 8일 국회 의안과 앞에 2019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제출자료가 쌓여 있다. [뉴스1]

추경의 경기부양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서도 여야 예상은 엇갈린다. 민주당은 “추경이 세계 경제침체 위협으로부터 경제와 일자리를 지키는 든든한 방패 역할을 해야 한다”(조정식 정책위의장)는 입장이다.
 
김정우 의원도 “IMF에서도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며 “경제 하강국면에서 정부의 역할까지 축소하면 일반 소비와 투자도 당연히 위축될 거고, 경기 불황에 불을 지르는 격”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경제전환 정책 없이는 추경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송언석 의원은 “지난해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수퍼예산(470조원)을 편성했는데 재정이 부족해서 경제가 어려운 게 아니다”라며 “추경을 통해 0.03~0.04% 경제가 성장하는 효과가 있을 걸로 예상되는데 이는 성장률 예측 오차범위 이내”라고 주장했다.
 
한영익ㆍ김경희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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