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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수달·여우 입장에서 체험한 세상

그럼, 동물이 되어보자

그럼, 동물이 되어보자

그럼, 동물이 되어보자
찰스 포스터 지음
정서진 옮김
눌와
 
지금까지 인간은 자연 속 동물을 이해하기 위해 숲·초원·바다 깊숙이 들어가 관찰했다. 하지만 영국 옥스퍼드대 그린 템플턴 칼리지의 연구원이자 수의사인 지은이는 이를 두고 단지 인간의 시각에서 바라본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대안으로 동물생리학의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오소리·수달·여우·사슴·칼새 등 다섯 종류의 동물 입장에서 세상을 체험하려고 시도한다. ‘내재적 접근법’이다. 
 
예로 시력이 약한 오소리는 후각 정보를 바탕으로 세상을 파악한다. 시각으로 주변을 인식하는 인간과 느끼는 풍경이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오소리는 인간이 ‘어머니 자연’으로 칭송하는 커다란 나무를 ‘이끼 냄새를 풍기는 언덕’쯤으로 인식한다. 제각각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배변을 통해 영역을 표시할 수 있는 것도 후각 능력 덕분이다. 개도 마찬가지다.
 
오소리도 꿈을 꾼다. 자는 동안 다리를 버둥대고 소리를 내며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대기도 하면서 얼굴에 온갖 표정이 다 드러나는 게 증거다. 자면서 미소를 짓거나 움찔거리기도 한다. 고양이나 개를 키우는 사람은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재미난 것은 수컷 여우가 다리에 가시가 박혀 고통받자 무리의 우두머리인 암컷이 먹이를 가져다줬다는 사실이다. 지은이는 이를 진화심리학에서 말하는 상호이타성, 즉 나중에 내가 병들면 그런 보답이 돌아올 것을 기대한 행동으로 본다. 그렇다면 동물들에게도 인간처럼 자아와 의식이 있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자연은 이렇게 호기심과 상상력, 그리고 과학적 ‘팩트체크’로 인간에게 더욱 다가온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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