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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분노 조절 장애, 강한 남자 강박 때문

비욘드 앵거

비욘드 앵거

비욘드 앵거
토머스 J 하빈 지음
김소정 옮김
교양인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는 지난 10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맥스 먼시에게 홈런을 맞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1루로 뛰는 먼시에게 다가가 “타구를 보지 말고 뛰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범가너는 이전에도 다른 선수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얼굴을 붉힌 적이 많다. MLB에선 선수들이 격분한 나머지 주먹다짐까지 불사하는 벤치클리어링이 종종 일어난다. 승부를 다투는 다른 스포츠에서도 비일비재한 일이다.
 
범가너의 분노 표출 정도는 ‘양반’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점잖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운전하다 끼어들기를 당하면 상스러운 욕을 질러 대는 경우가 많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분노 조절에 실패할 경우 이혼으로 가정이 깨지기도 한다. 분노를 못 이겨 직장을 잃는 사람도 많다. 격노는 폭행이나 살인 등 심각한 범죄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화를 다스리지 못하면 궤양이나 심장병, 고혈압 같은 건강 이상으로 고생하기 마련이다. 자기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이나 타인에게도 고통을 주는 분노는 사회문제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불행을 야기시키는 분노는 과연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일까. 임상심리학자인 토머스 J 하빈은 분노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여러 변화를 이끌 적절한 조언을 하기 위해 『비욘드 앵거(Beyond Anger)』를 집필하게 됐다고 한다.
 
분노는 기쁨이나 슬픔과 비슷한 감정의 종류 중 하나로 누구든 이를 피해갈 순 없다. 분노를 느끼게 됐을 때 이를 어떻게 조절해서 잘 가라앉히느냐가 문제다. 특히 여자보다 더 화를 잘 내는 남자들의 분노는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킨다. 강한 남자가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크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분노조절 문제로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를 찾아온 내담자들에게 상담해 준 실제 일화와 실천과제를 중심으로 문제 해결 과정을 보여 준다. 그의 조언을 들어 보자.
 
분노는 누구나 경험하는 감정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피해갈 수 없다. 겸허하게 문제를 인정하는 게 분노를 길들이는 첫 걸음이다.

분노는 누구나 경험하는 감정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피해갈 수 없다. 겸허하게 문제를 인정하는 게 분노를 길들이는 첫 걸음이다.

분노를 다스리려면 제일 먼저 나에게 문제가 있음을 부정하지 말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부정은 자기방어 수단이어서 결점이나 문제가 없다는 확신을 주어 죄책감과 굴욕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턴 “나는 너무 화를 많이 내”라며 쿨하게 인정해 보자.
 
그런 다음 “왜 내가 새사람이 돼야 하는데?”라며 구구하게 변명하지 말고 외모를 파격적으로 바꾸거나 하면서 변화 의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드러내면 좋다. 분노를 잘 조절하려면 무엇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자기 자신을 평가해야 한다. 우리는 실수를 하면 계속 곱씹거나 칭찬에 민망해하는 일이 흔히 있다. 조금만 잘못해도 “이런 머저리 같으니라고”라며 자신을 지나치게 질책하거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는 법이다.
 
쑥스러워하지 말고 칭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야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 에너지가 커진다. 분노를 아예 원천봉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시험에서 1등급을 받지 못했다니, 너무 끔찍해”라는 말처럼 나쁜 일이 일어나면 실제보다 훨씬 과장해서 나쁘게 판단하는 극단적 비관론은 피해야 한다. “그 사람이 말하면 누구나 귀를 기울이는데 내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없어”와 같이 나를 사실 이상으로 열등하게 평가할 필요도 없다.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하지만”이라는 접속사를 사용해 긍정적인 내용으로 후반부를 마무리하면 분노를 줄일 수 있다. “오늘 직장 일은 정말 엉망이었어. 하지만 빨리 집에 가서 아이들과 놀고 싶어.” 이 말을 오늘 당장 한번 써먹어 보자. 저자가 추천하는 실천과제를 잘 수행하면 분노는 하되 조절도 하는 거듭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단지 분노만 조절하는 조언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되기훈련법’ 교과서라고나 할까. 다른 차가 나를 추월했다고, 끼어들기를 했다고 세상이 끝날 것처럼 고함을 질러 댈 필요는 없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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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