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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보경찰 보고서 “경남고(문재인)‧부산고(안철수) 총동문회가 결집할 경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왼쪽)과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왼쪽)과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이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부산‧대구 등 지역별 여론을 살핀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경찰은 김제동·김미화씨 등 이른바 ‘좌파’로 분류한 연예인들을 견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까지 제안했다.

 
14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은 청와대 지시로 지방선거·교육감 선거 등 각종 선거 정보뿐 아니라 진보성향 연예인과 시민단체를 견제하기 위한 정보도 광범위하게 수집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0대 총선에서 경찰이 도움이 되어야 한다”며 경찰에 선거 정보 수집을 요구했다. 2016년 2월에는 친박 후보 60∼70명 명단을 경찰에 전달하면서 당선 가능성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철성 당시 경찰청 차장은 “부담되지만 어쩔 수 있나. 고생 많다”고 승인하고, 강 전 청장도 “해주세요. 보안을 유지하면서. 하는 과정에서 뒤탈 안 나도록”이라고 말하며 선거 개입 정보활동을 승인·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경찰은 2012년 12월 열린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산 지역 동향을 파악하면서 “남부권 신공항 공약을 내세우면서 박근혜 후보에 대한 민심이 크게 돌아섰다”며 “경남고(문재인)‧부산고(안철수) 총동문회가 결집할 경우 그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지난해 9월 KBS 시사토크쇼 '오늘밤 김제동'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인 김제동씨가 지난해 9월 KBS 시사토크쇼 '오늘밤 김제동'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전 청장이 경찰청 정보국장이던 2012년 10월 정보경찰은 ‘소셜테이너 활동, 정부 부담으로 작용 우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렸다. 보고서에는 진보성향 연예인 동향과 견제 방안이 담겼다. 정보경찰은 공지영 작가가 쌍용차 해고자 문제를 다룬 책 『의자놀이』를 출간하고, 방송인 김미화씨가 ‘우리는 왜 유신의 부활을 반대하는가’를 주제로 한 대담회의 사회를 진행했다는 등의 동향을 파악했다. 당시 트위터로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한 이외수 작가와 40개 대학을 돌며 토크콘서트를 시작한 방송인 김제동씨도 사회 문제에 의견을 밝히는 연예인을 뜻하는 ‘소셜테이너’ 명단에 올렸다.
  
정보경찰은 보고서에서 “(소셜테이너들이)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야권 후보 지지 활동의 일환으로 정부 비난 여론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한 뒤 “대선이 임박해서 소셜테이너들의 선거 관련 활동을 규제하려고 하면 선거개입 논란이 우려되므로 미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공표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지난 3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강 전 청장을 구속기소하고 강 전 청장 시절 경찰청 차장을 지낸 이철성 전 경찰청장 등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정무수석실 관계자 4명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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