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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0만t 나오는 의료폐기물…영남서 불법보관 대량 적발

지난달 대구 달성군 한 창고에서 발견된 불법보관 의료폐기물들. [사진 아림환경증설반대추진위원회]

지난달 대구 달성군 한 창고에서 발견된 불법보관 의료폐기물들. [사진 아림환경증설반대추진위원회]

대구·경북과 경남 등 영남권 일원에서 의료폐기물이 대량으로 불법 보관돼 온 사실이 드러나 환경 당국이 수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한 것만 1200여t에 이른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4월부터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적발된 경북 고령군 다산만 소재 ㈜아림환경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지난 13일 발표했다. 아림환경은 처리 위탁받은 의료폐기물을 소각한 것처럼 장부를 꾸민 뒤 수집·운반업체에 불법 보관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아림환경은 대구 달성군과 경북 문경·고령·김천·상주·구미, 경남 통영·김해 등 12곳에 모두 1240여t의 의료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창고에 불법 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림환경은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을 받고 이를 처리하지 않고 폐기물적법처리시스템에 처리가 완료된 것처럼 입력했다.
의료폐기물 자료사진. [연합뉴스]

의료폐기물 자료사진. [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8일 아림환경을 압수수색한 대구지방환경청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수집·운반업체 등 관련자에 대한 참고인 조사와 추가 현장 조사를 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아울러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의료폐기물도 찾아낼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아림환경증설반대추진위원회 정석원 위원장은 “불법 보관 의료폐기물 중에는 상당량의 ‘격리의료폐기물’이 있었다”며 “이는 감염성이 있는 병원균을 가진 폐기물로, 발생 즉시 냉동 보관해 2일 내 소각 처리해야 하는데 수 개월간 보관됐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 보관 의료폐기물은 원칙상 소각 처리를 해야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에서 연간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은 21만9013t 수준이다. 2015년 20만283t, 2016년 21만7458t 등으로 증가 추세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대구 달성군 한 창고에서 발견된 불법보관 의료폐기물들. [사진 아림환경증설반대추진위원회]

지난달 대구 달성군 한 창고에서 발견된 불법보관 의료폐기물들. [사진 아림환경증설반대추진위원회]

 
이런 의료폐기물은 배출 사업장 또는 지정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해 처리하도록 규정돼 있다. 의료폐기물을 자가 처리하는 곳은 경기도 사업장 2곳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처리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재활용되는 태반을 제외하고 의료폐기물을 모두 소각 처리한다.
 
지역별 의료폐기물 배출 비율을 따져보면 수도권에서 나오는 양이 47%로 가장 많고 경남이 10.9%, 부산이 8.3% 등으로 뒤를 잇는다. 
 
반면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는 전국에 흩어져 있다. 올해 1월 기준 의료폐기물 위탁처리업체는 경북 3곳(경주·고령·경산), 경기도 3곳(용인·연천·포천), 충남 2곳(천안·논산), 충북(진천), 전남(장흥), 광주광역시, 부산, 울산, 경남(진주)에 각각 1곳씩 총 14곳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료폐기물은 수백㎞ 떨어진 처리시설까지 장거리 운반된다. 이 과정에서 이번처럼 의료폐기물을 불법 보관하는 일도 생겼다고 환경단체는 주장하고 있다.
4월 경북 고령군 한 창고에서 발견된 불법보관 의료폐기물. [사진 아림환경증설반대추진위원회]

4월 경북 고령군 한 창고에서 발견된 불법보관 의료폐기물. [사진 아림환경증설반대추진위원회]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의료폐기물의 장거리 이동은 국민 보건에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며 “이동 거리가 멀수록 사고 위험이나 전염 가능성이 커지지만, 의료폐기물 운송 차량의 사고 대비책도 미비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2013년 19대 국회에서 의료폐기물 장거리 이동을 금지하고 권역별로 나눠 이동을 최소화하려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무산된 바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대구환경청의 의료폐기물 불법보관 관련 조사에 대해 “의료폐기물의 출처와 사건 경위를 일체의 의혹 없이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환경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의료폐기물의 허술한 관리·감독 시스템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 제대로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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