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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명물? 섬뜩"…수억씩 들인 조형물, 주민도 외면


[앵커]

지역 명물이라고 만들어놨는데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왜 명물인지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수억씩 들여서 만들었습니다.

밀착카메라로 박민규 기자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자]

호수가 있는 한적한 공원.

시민들이 운동을 하고 여유를 즐깁니다.

[최행선/전북 김제시 검산동 : 10년째 운동을 하는데 이게 왜 여기에 서 있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주민들이 지적하는 것은 커다란 용 조형물입니다.

[장혜연/전북 김제시 신풍동 : (3억을 들여서 설치한 거라고.) 헉, 이걸요? 왜? 너무 비싸다! 안 해도 되는데, 그렇게까지. 그렇게 해야 해요?]

용 조형물을 만드는 데 들어간 돈은 3억 원 가까이 됩니다.

그런데 언제, 어떤 의미로 만들었는지 설명은 보이지 않습니다.

산책로가 하나뿐이라서,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이 용의 몸통 부분을 반드시 지나야 합니다.

30m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끝까지 걸어왔지만 조형물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붉은 조명이 들어옵니다.

[김우순/전북 김제시 검산동 : 밤에 왔을 때 좀 섬찟하지 않나. 큰 의미는 모르겠고요. 호수에서 용이 승천했다든가…]

김제시는 지역에 내려오는 쌍용 설화가 설치 배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설치 뒤 3달 동안 민원이 잇따랐고, 최근 주민 800여 명이 국민권익위에 청원까지 냈습니다.

혐오감이 드니 조형물을 없애거나 옮겨 달라는 것입니다.

결국 권익위에서도 김제시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김제시청 관계자 : 권익위에서 공문 통보가 왔어요.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방안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옆에서 보면 거대한 돌덩어리처럼 보이는 이 조형물을 두고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습니다.

대구 달서구의 한 도로변인데요.

높이 6m, 길이 20m에 달하는 원시인 석상입니다.

철골 구조에 시멘트를 바른 구조물.

달서구가 2억 원을 넘게 들여 만든 것입니다.

선사시대 유물들이 나온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해에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주민 3000여 명이 철거 청원을 내는 등 반발이 컸습니다.

[박은성/대구 달서구 진천동 : 잘 몰라요, 사람들이. '저게 뭐야' 이게 제일 큰 반응이에요. 쓸데없는 세금 낭비를 했다는 생각?]

특히 조형물 뒷면에 그린 선사시대 동물 벽화는 표절 논란도 제기됐습니다.

프랑스 남서부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동굴벽화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인근 상인 : 우리나라 동양인 모습이 아니잖아요, 서양인이에요. 저거 내가 알기에는 프랑스 벽화라고 알고 있거든요.]

최근 2억 원을 들여 선사시대 토기 모형 등을 추가로 전시했지만 주민들 반응은 여전히 냉랭합니다.

[강수화/대구 달서구 유천동 : 여기 안에가 지석묘하고 뭐 있다고 하지만 되게 조그마해요. 아시는 분만 아는, 진짜 작은 골목 안에 조그맣게…]

달서구는 장기적으로 일대를 선사유적 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대구 달서구청 관계자 : '예산이 많이 투입됐다' 관점의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아요. 장기적인 플랜으로 계속 인프라를 만들어갈 거거든요.]

이곳은 화장실입니다.

제가 여기 나와 있는 이유는요, 이 건물 자체가 지역 특산물을 소재로 만든 조형물이기 때문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당초 매점이나 전시관으로 쓰려던 계획이었는데 보시는 것처럼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습니다.

옆쪽에는 소파만 하나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결국 이 대추 모양 화장실을 만드는 데만 7억 원이라는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경북 군위군이 특산품인 대추를 홍보하려 만들었습니다.

문을 연 지 3년째지만 찾는 사람은 드뭅니다. 

[인근 주민 : '실적 쌓기' 이렇게 생각하고 있죠. 시골 사람 여기 들어올 사람 어디 있습니까. 노인 복지라든가 촌에 그런 데 쓰면 오히려 낫죠.]

지자체가 건물 운영 업체를 찾고 있지만, 나서는 곳이 없습니다.

[경북 군위군청 관계자 : 조형물적인, 미적 관점으로 보면 일반 건축물 가치로는 판단할 수 없는 것 같고요. 군을 홍보할 수 있는 걸 좀 해볼까 연구 중입니다.]

지역 특성을 살리겠다는 홍보 전략이 정작 지역 주민들조차 설득하지 못한다면, 관광객을 끌어모으기는 더 어려울 것입니다.

주민 의견부터 듣고 전략을 짠다면 기껏 만들어놓고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인턴기자 : 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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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