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교통사고로 바뀐 인생…고흐의 소망 이루기 30년

반 고흐의 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도미니크 얀센 반 고흐 재단 대표. [임현동 기자]

반 고흐의 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도미니크 얀센 반 고흐 재단 대표. [임현동 기자]

“언젠가는 카페에서 나만의 전시회를 열거야.”
 
네덜란드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1890년 6월 10일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적은 글이다. 살아생전 고흐는 자신의 그림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아닌 카페나 학교처럼 친근한 생활 공간에 걸리기를 원했다. 자신의 그림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같이 호흡하기를 바란 것이다.
 
이런 고흐의 꿈을 이루기 위해 30년이 넘는 세월을 투자한 사람이 있다. 벨기에 출신의 도미니크 얀센(Dominique -Charles Janssens·71) 반 고흐 재단 대표다. “고흐의 꿈을 이뤄주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말하는 그는 고흐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라부 여인숙에 그의 그림을 걸어주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식품회사 다농에서 마케팅 이사로 일했던 얀센 대표는 37세였던 1985년 7월 21일 프랑스 오베르 쉬르우아즈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공교롭게도 그곳은 고흐가 생애 마지막을 보낸 라부 여인숙 근처였다. 고흐는 이곳에 70일간 머무르며 ‘까마귀가 있는 밀밭’ 등 유명한 밀밭 시리즈를 남겼다.
 
교통사고로 2개월간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얀센은 지인에게 한 권의 책을 선물 받았다. 고흐와 테오가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책이었다. 얀센은 "책을 읽으면서 고흐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며 특히 "그의 예술에 대한 신념과 철학에 매료됐다”고 회고했다.
 
이후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듬해 경매에 나온 라부 여인숙을 인수했다. 1987년에는 이 여인숙을 관리하기 위해 비영리 단체인 ‘반 고흐 재단’을 설립했고, 고흐를 사랑하는 팬들의 후원을 받아 6년간의 복원 작업 끝에 1993년 개관했다. 개관 이후 현재까지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그리고 그는 올해부터 ‘반 고흐의 꿈(Van Gogh’s Dream)’이라는 제목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고흐가 라부 여인숙에서 그린 그림 가운데 한 점을 다시 이 공간에 돌려놓는 것이다. 고흐는 여기서 약 80점의 그림을 그렸는데, 현재 그 가운데 14점을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이 14점 가운데 한 점을  매입하는 게 목표지만 그 값은 천문학적으로 비싸다.
 
얀센 대표는 "캠페인을 통해 고흐의 소망을 함께 실현해줄 수 있는 기업과 개인을 찾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흐의 예술혼을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곳과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온라인 여행 예약 사이트와 호텔, 중국 기업에서 대규모 후원 제안을 받았는데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고흐를 기업의 상품화 전략에 이용하고 싶지 않다”며 "진정으로 고흐를 사랑하는 기업들과 탄탄한 마케팅 계획을 세워 장기적으로 함께 이끌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얀센 대표는 "고흐의 그림을 라부 여인숙에 거는 것은 또 하나의 시작일 뿐”이라며 "고흐의 작품이 요즘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도록 구상 중인 프로젝트가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