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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공포 얼마나 컸을지 가늠 힘들어”…4살 딸 학대치사 母 12년형 이유 보니

[뉴스1]

[뉴스1]

새해 첫날 4살 딸을 화장실에 방치해 숨지게 한 어머니가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강동혁 부장판사)는 13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치사)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이모(34)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 학대 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10년과 대법원 양형 기준인 징역 6~10년을 넘는 선고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삼남매 중 막내인 딸의 머리를 핸드믹서, 프라이팬 등으로 때려 다치게 하고 다음 날 새벽 영하의 날씨에 딸을 세탁건조기에 집어넣거나 화장실에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딸을 훈육하기 위해 화장실에 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부모의 정상적인 훈육이나 체벌이라고 도저히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이씨는 법정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핸드믹서로 폭행하고 세탁건조기에 가둔 혐의는 부인하며 감기약과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씨 아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어린 딸이 어머니에게 상당 기간 학대를 당해오면서, 특히 어둡고 추운 화장실에 갇혀 의식을 잃어가는 동안 느꼈을 고통과 공포가 얼마나 컸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딸의 상태가 이상함을 인지한 뒤에도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만연히 딸을 방치했다”고 썼다. 곧바로 119에 신고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했다면 사망이라는 최악의 결과는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러스트 김회룡]

[일러스트 김회룡]

또 재판부는 “이 사건을 목격한 다른 자녀들의 성장 과정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피고인은 이 사건 전에도 자녀들에 대한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으며 딸의 아버지가 엄벌을 탄원한 것을 고려하면 죄가 매우 무겁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씨가 ▶자신의 잘못으로 딸이 숨진 것을 인정하며 반성한 점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에서 세 자녀를 홀로 양육하고 있었던 것 ▶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딸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혼과 유산 등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점 ▶양육해야 할 다른 두 자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숨진 아이의 아버지는 따로 살고 있었다. 지난 1월 1일 오후 3시 44분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으며 구급대가 출동했을 때 아이는 이미 무호흡·무맥박 상태였다. 당시 아이의 이마가 많이 부어있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소변을 가리지 못해 새벽 화장실에 데려가 4시간 동안 내버려 뒀다가 오전 7시쯤 ‘쿵’ 하는 소리가 나자 화장실에 가 넘어져 있던 아이를 씻기고 방에 눕혔다고 진술했다. 이후 다시 상태를 보니 숨을 쉬지 않아 신고했다는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신을 부검해 이마와 머리 뒷부분에 고루 나타난 여러 개의 혈종을 사망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씨는 2017년 5월 아동 방임 판정을 받아 1년 동안 삼남매와 떨어져 살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가족이 법원의 판결을 받아 재결합한 지 7개월여 만에 발생했다. 사망 전날 아동보호기관이 방문을 시도했지만 이씨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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