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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730억원 배상 ISD 판정문, 진행 중 소송 방해되니 공개말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행정법원[사진 다음로드뷰]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행정법원[사진 다음로드뷰]

한국 정부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처음으로 패소한 판정문을 재판이 진행 중인 동안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13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정문이 공개될 경우 현재 영국 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중재판정 취소 소송의 재판 심의와 결과에 위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리 국민이 당사자인 이상 외국 재판이라도 재판에 대한 정보를 비공개로 규정한 정보공개법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란계 가전업체 엔텍합그룹의 대주주 다야니는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계약이 무산되자 2015년 9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 중재판정을 청구했다. 다야니는 한국 정부가 한·이란 투자보장협정(BIT)을 위반해 계약금 578억원을 손해봤다고 주장했다.  
 
 영국에 있는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는 지난해 6월 한국 정부에 다야니 측 청구 금액 935억원 중 730억원을 배상하라며 패소 판정했다. 한국 정부가 ISD에서 패소한 첫 사례다.    
 
 민변은 지난해 8월 이 사건 중재판정문을 공개해달라고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판정 후 다야니 측 대리인 프랑스 로펌 드랭 앤 가라비는 180여쪽 분량인 중재판정문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된 판정문에는 한국 정부가 자산관리공사(캠코)를 앞세워 채권단 결정을 간접적으로 지배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 정부는 판정에 불복해 영국고법에 중재 판정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판정문 공개 소송을 맡은 민변 측 송기호 변호사는 “이 판결대로 한다면 론스타의 5조원대 ISD 판정이 선고된다고 하더라도 판정문을 국민에게 바로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한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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