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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추락사고 거북선 20m 옆 보행데크도 고정못 빠져 삐걱

사고난 거북선 옆 전망대도 ‘삐걱’
지난 8일 관광객 7명이 계단을 오르다 추락한 여수 거북선 조형물과 거북선에서 20m가량 떨어진 곳에 세워진 목재 ‘전망스탠드’. 올라서면 삐걱거린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8일 관광객 7명이 계단을 오르다 추락한 여수 거북선 조형물과 거북선에서 20m가량 떨어진 곳에 세워진 목재 ‘전망스탠드’. 올라서면 삐걱거린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0일 오전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 지난 8일 추락 사고가 난 거북선 조형물에서 20m가량 떨어진 쓰레기 더미에 파손된 거북선의 계단참(階段站) 조각들이 쌓여 있었다.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은 폐쇄된 거북선과 버려진 계단 조각을 바라보며 혀를 끌끌 찼다.
 
최근 여수에서 발생한 추락사고 후 관광시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각 지자체가 관광 활성화를 이유로 갖가지 시설들을 지어놓고는 정작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어서다. 여수시 역시 사고가 난 뒤에야 안전대책을 내놓아 ‘뒷북 대응’이라는 비난을 샀다. 이번에 사고가 난 거북선은 2014년 2월 건립 직후부터 빗물이 새는 등 부실시공 의혹을 받아왔다. 여수시는 사고 후 거북선에 대한 정밀안전조사와 함께 나무로 된 계단을 철재로 교체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거북선에서 불과 20m가량 떨어진 ‘보행육교 및 전망스탠드’부터 사고 위험성이 있는데도 제대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목소리다. 실제 취재진이 전망스탠드를 둘러본 결과 목재 이음새 부분들이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채 훼손되고 있었다. 
 

관광객 7명이 추락한 여수 거북선 조형물 인근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관광객 7명이 추락한 여수 거북선 조형물 인근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동시에 100명 오르는데…못 빠진채 방치 
길이 94m의 데크에 성인 2명이 올라가 뛰어보니 고정용 못이 빠진 목재 바닥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났다. 이 데크는 관광객이 많을 때는 한꺼번에 100여 명이 몰리기도 한다. 주민 송인자(65·여·여수시 중앙동)씨는 “아이들이 다리 위를 뛰어다닐 때마다 요란한 소리가 나 깜짝 놀라곤 한다”며 “사고가 난 거북선 말고도 이순신광장 내 시설들을 모두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서구청은 올해 송도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송도 명물로 자리 잡은 해상다이빙대에서 지난해 8월 발생한 사고 때문이다. 당시 ‘전국 해양축전’의 다이빙 부문에 출전한 김모(48)씨는 대회 도중 바닷속 모래에 머리를 부딪쳐 전신이 마비됐다. 5m 높이의 다이빙대에서 뛰어내린 바다의 수심이 너무 낮아 벌어진 사고였다.
 
부산해양경찰서는 대회 당일 서구청이 오전에 수심을 한 번 측정한 후 재측정을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김씨가 사고를 당하기 전에도 참가 선수 5명이 해저 바닥과 충돌해 타박상을 입었으나 대회를 중단시키지도 않았다. 검찰은 해경 수사 결과를 토대로 서구청 소속 공무원 A씨(5급) 등 안전관리 담당자 3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부산 송도 해상 다이빙대.[연합뉴스]

부산 송도 해상 다이빙대.[연합뉴스]

관광에 도움…사고 나도 폐쇄 못해
이런 상황에서 서구청이 오는 7월 1일부터 다시 다이빙대를 운영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사고가 난 5m 높이의 다이빙대는 운영하지 않는 대신 3m 다이빙대만 정상 운영키로 한 것이다. 서구청은 안전요원을 주간 6명, 야간 2명씩 배치키로 했다. 서구청이 다이빙장을 열려는 것은 관광객 유치 때문이다. 송도해수욕장은 다이빙대가 설치되기 전인 2012년 관광객이 580만명에서 지난해 860만명까지 늘어났다. 부산 서구청 관계자는 “국내 유일한 해상 다이빙대를 이용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찾는다”며 “사고 후 5m 다이빙대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공지한 데 대해 항의가 빗발칠 정도여서 전면 폐쇄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의 목재 데크는 안전상 문제로 인해 수시로 예산이 들어간다. 설치 당시 예측과는 달리 10년도 되지 않아 데크 곳곳이 뒤틀리거나 파손되고 있어서다. 포항시는 매년 유지·보수비로만 2000만~3000만원을 쓰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13일 오전 경북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산책로. 목재 데크 곳곳이 뒤틀리거나 튀어나와 있다. 포항=백경서 기자

13일 오전 경북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산책로. 목재 데크 곳곳이 뒤틀리거나 튀어나와 있다. 포항=백경서 기자

바닷가 나무 데크…예산먹는 ‘하마’
해당 데크는 취재진이 찾아간 13일 오전에도 목재 교체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작업자들은 이날 육지에서 해수욕장 쪽으로 향하는 1m 높이 내리막길에 있는 바닥 목재의 일부를 새것으로 교체했다. 현장 관계자는 “간밤에 ‘내리막길 목재가 부식돼 갈라졌다’는 민원이 들어와 보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12월 관광객 B씨(28·여)가 데크 위를 걷다가 1.5m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약해진 나무 바닥이 사람 몸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내려앉는 바람에 생긴 사고였다. 당시 B씨는 팔·다리와 가슴 등을 다쳐 병원치료를 받았다.
 
이 데크는 영일대해수욕장과 포항여객선터미널을 잇는 1.2㎞ 구간에 걸쳐 산책로 용도로 만들었다. 당초 포항시는 2009년 설치 당시 “목재 데크의 평균 수명은 40년 이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준공 7년째인 2016년부터 부분적인 파손이 시작됐다. 
 
지난 8일 관광객 7명이 목재 계단을 오르다 추락한 여수 거북선 조형물과 거북선에서 20m가량 떨어진 곳에 세워진 목재 ‘전망스탠드’.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8일 관광객 7명이 목재 계단을 오르다 추락한 여수 거북선 조형물과 거북선에서 20m가량 떨어진 곳에 세워진 목재 ‘전망스탠드’. 프리랜서 장정필

지역 활성화 명분…단체장 치적 지적도
지자체들이 없는 살림에도 예산을 들여 관광시설을 늘리는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다. 거북선 사고가 난 여수는 한 해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그만큼 지역 경제에서 관광 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래도 재정자립도는 33.8%(2018년 기준)로 전국 평균(44.9%)를 밑돈다. 지자체인 광양(24.6%)과 순천(18.9%) 등도 관광시설은 늘리는 추세다. 포항시 역시  재정자립도가 지난해 34.9%까지 떨어졌는데도 영일대 데크 보수 등 관광시설에 예산을 꾸준히 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지만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관광시설을 늘리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재정수입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단체장의 치적을 쌓는 효과도 있다”며 “지자체들이 재정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과도하게 관광시설을 늘리다 보니 안전사고나 혈세를 낭비할 소지도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수·부산·포항=최경호·이은지·백경서 기자, 박진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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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