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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한 걸로 쉽게 갑시다"···정준영 황금폰, 경찰이 덮었다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수 정준영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수 정준영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3년 전 정준영 불법 촬영 부실수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3년간 10여명의 추가 피해자를 막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셈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건을 수사했던 당시 성동경찰서 경찰관 A씨(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ㆍ직무유기)와 당시 정준영의 변호인이었던 B씨(증거은닉ㆍ직무유기)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관 “차라리 분실한 걸로 쉽게 가지"
정준영의 불법 촬영 사실이 처음 드러난 건 2016년 8월이다. 피해 여성이 ‘성관계 중 정준영이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했다’며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다. 수사가 시작되자 변호인 B씨는 정준영의 휴대 전화를 경찰에 제출하지 않고 사설 포렌식 업체에 맡겼다. 며칠 뒤 경찰에 출석한 정준영은 혐의를 부인했고, 수사 담당자인 A씨는 증거 수집을 위한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 뿐 아니라 A씨는 B씨에게 “포렌식 의뢰했다고 하지 말고 차라리 휴대전화를 분실한 것으로 쉽게 쉽게 하면 될 걸”이라며 직무 유기를 제안하는 듯한 말도 했다. 이후 A씨는 직접 포렌식 업체에 방문해 ‘(정준영 휴대전화의) 데이터 복원 불가’ 확인서를 요청했다. 업체 측이 거절하자 B씨는 “제가 사건 처리를 쉽게 해 드리겠다”며 포렌식 업체 부근에 있는 북경오리 전문 식당에서 A씨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그 날 B씨는 ‘정준영의 휴대전화의 데이터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허위 확인서와 ‘파손으로 확인 불가’라는 포스트잇을 붙인 휴대전화 사진을 첨부해 퀵서비스로 경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정준영의 휴대전화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고, 복원도 가능한 상태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범행 영상 확보 시도도 안 해
수사가 이뤄지는 동안 당시 성동서 담당 과장과 계장 등은 “휴대전화를 압수하라”거나 “촬영한 휴대전화가 없는데 어떻게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수 있냐”며 압수 지시를 하고 수사 보고서를 반려했다.  
 
그러나 A씨는 ‘정준영이 범행을 일부 시인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려된 수사 보고서를 다시 결재 요청했고 보고서는 결국 수락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가 작성한 수사 보고서에는 ‘정준영의 휴대전화에서 삭제된 내용을 복구 중이나 시간이 소요되므로 데이터 복구가 확인되면 이를 제출받아 추후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추후 제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허위 공문서 작성까지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허위 작성한 보고서와 상반되는 내용인 ‘데이터는 평균 24시간 이내 복구 완료됩니다’는 문구를 가린 채 복사한 것을 수사 기록에 첨부했다.
 
사라진 휴대전화는 변호사가 금고에 보관
이렇게 사라진 일명 ‘정준영 황금폰’이 다시 등장한 건 지난 3월이다. 정준영과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의 카톡방 문제가 불거지자 경찰은 당시 포렌식을 했던 업체를 압수수색했고, 정준영은 경찰 조사에 출석해 당시 쓰였던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정준영의 휴대전화를 약 3년간 변호사 사무실 금고에 보관했고 이후 정준영의 소속사에서 보관하다 경찰에 제출한 것이다. 3월 경찰에서 휴대전화를 포렌식했을 때는 이미 데이터를 복구하기 불가능한 ‘공장 초기화’ 상태였다고 한다.
 
지수대 관계자는 “A씨가 왜 그랬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연예인 사건이 부담되고 피곤하니 빨리 끝내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권유진·남궁민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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