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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친구의 아들, 혼자사는 내가 입양할 수 있나요?

기자
배인구 사진 배인구
[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77)
저는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자랐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에 별 탈 없이 학교에 다녔고 교우관계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용기술을 익혀 지금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그 사이 할아버지, 할머니는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암 진단을 받은 친구는 제게 열두살이 된 아이를 부탁했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있고 아이도 저를 친 이모처럼 따릅니다. 세상을 떠난 친구의 아들을 입양할 수 있을까요?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암 진단을 받은 친구는 제게 열두살이 된 아이를 부탁했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있고 아이도 저를 친 이모처럼 따릅니다. 세상을 떠난 친구의 아들을 입양할 수 있을까요?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남자친구는 있었지만 저는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사는 것이 너무나 부담스러웠고, 그러자 자연히 남자친구와도 헤어져 혼자 살아왔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는 친구가 많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마음 나누는 사람 없이 외롭게 살았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문화센터에서 만난 동갑내기 아이 엄마와 친자매처럼 친하게 되었습니다.
 
아이 엄마는 저만큼이나 친척이 없었고 바람기 많은 남편과도 사이가 좋지 않아 저에게 의지했어요. 그리고 무척 외로웠던 제게 그 친구와 아이는 우리 가족이 되어 주었습니다. 아이는 저를 이모라고 불렀고 제 생일은 물론 아이와 아이 엄마의 생일에 저희는 당연히 같이 식사를 하고 대소사를 같이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젊은 그 친구가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니 2년도 채 지나기 전에 투병하다 사망하였습니다. 몹시 쇠약해진 친구는 무척 미안해하면서 제게 이제 열두살이 된 아이를 부탁했습니다. 아이 아빠는 바로 재혼할 것이라며 아이가 그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라지 못할 것을 걱정하면서요. 저는 친구에게 아이를 딸처럼 돌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있고 아이도 저를 친 이모처럼 따르고 있으니까요.
 
친구가 세상을 떠난 후 아직 그 슬픔이 한가득 남아있는데 아이 아빠는 친구가 걱정한 대로 살림을 정리하더니 돈 벌러 간다면서 제게 아이를 맡기고 가버렸습니다. 엄마가 병을 얻은 것이 아빠 때문이라면서 아빠를 원망하던 아이는 다시는 아빠를 만나지 않겠다며 전적으로 저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비록 경제적으로 많이 풍족하지는 않지만 아이 엄마에게 한 약속처럼 사랑으로 아이를 품고 울타리가 되어 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제가 아이를 입양할 수 있을까요?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우리 민법은 2종류의 입양제도를 정하고 있습니다. 강학상 일반 입양과 친양자 입양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입양과 친양자 입양은 요건과 효과가 다른데,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일반 입양을 하면 입양 후에도 친생부모와의 법률적 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친양자 입양을 하면 친생부모와의 법률적 관계가 단절되고요.
 
친양자 입양은 미성년자만 양자로 할 수 있는데 미성년자를 일반 입양하는 경우든, 친양자 입양을 하든 모두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례자는 혼인한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민법상 친양자 입양을 할 수가 없고, 일반 입양만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법은 친양자 입양을 할 수는 있는 양부모는 3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로서 공동으로 입양하여야 하고, 다만 부부의 한쪽이 그 배우자의 친생자를 친양자로 하는 경우에는 1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제908조의2 제1항 제2호).
 
사례자도 아이 입양을 원하고 아이도 사례자의 양자가 되길 원해도 아이가 13세 미만인 경우 법정 대리인의 승낙과 동의가 필요하다. [사진 pixabay]

사례자도 아이 입양을 원하고 아이도 사례자의 양자가 되길 원해도 아이가 13세 미만인 경우 법정 대리인의 승낙과 동의가 필요하다. [사진 pixabay]

 
사례자도 아이를 입양하기를 원하고 아이도 사례자의 양자가 되길 원해도 아이가 13세 미만인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승낙과 동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 아빠의 소재를 알 수 없어 동의나 승낙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민법 제869조, 제870조). 또 만약 아이 아빠가 3년 이상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서도 입양승낙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은 그런데도 입양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가정법원이 심리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복리를 위하여 양육상황, 입양의 동기, 사례자의 양육능력,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입양을 허가하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민법 제867조 제2항).
 
꼭 피를 나누어야 가족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건을 보면서 새삼 깨닫습니다. 서로의 안위를 걱정하고 고통과 기쁨을 순수한 마음으로 같이 나누는 관계가 진정한 가족인 것 같습니다. 사례자의 진심이 이루어지길 빕니다.
 
배인구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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