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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이희호 여사의 민족화합 뜻 받들어 남북 협력을”

김정은 위원장이 12일 김여정 부부장을 통해 이희호 여사 유가족에게 보낸 조의문. [뉴스1]

김정은 위원장이 12일 김여정 부부장을 통해 이희호 여사 유가족에게 보낸 조의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고(故) 이희호 여사의 유족들에게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이날 오후 판문점 통일각으로 보내 남측에 전하도록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상황실장, 유가족 대표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판문점에서 이를 받았다.
 
판문점에서 김 제1부부장을 만난 뒤 정 실장은 “어제(11일) 장례위원회에서 북측에 부음을 전달했고, 북측에서 오늘 아침 남측의 책임 있는 당국자가 조의문과 조화를 수령해 달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제1부부장이) 이희호 여사가 그간의 민족 간 화합과 협력을 위해 애쓰신 뜻을 받들어 남북 간 협력을 계속해 나가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북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감사의 뜻을 김 위원장에게 전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에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이희호 여사에게 각별한 감정을 가지고 남측의 책임 있는 인사에게 직접 전달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유족이 슬픔을 이겨내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뜻을 받들길 바란다고 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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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북한이 새로운 남북관계의 이정표로 삼고 있는 2000년 6·15 공동선언 채택 당시 영부인으로 정상회담에 참여했다. 이후에도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해 남북관계 개선과 진전을 위해 애썼다. 그 때문에 북한에서 고위급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파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의식한 듯 조문단 대신 김여정 카드를 꺼냈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조문단을 파견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조문단이 남쪽으로 오는 대신 김 위원장의 분신과 같은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전달토록 한 건 나름 최대한의 예를 갖추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남측 당국에 서운함을 표시하면서도 이희호 여사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있다는 뜻을 담았다는 분석이다.
 
남측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정 실장과 김 위원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김 제1부부장이 만난 건 지난해 9월 19일 평양 정상회담 이후 8개월여 만이다. 특히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이 교착 국면에 놓인 상황이어서 이날 판문점 접촉은 6월 내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을 놓고 남북 간 메시지 전달 등 돌파구를 모색하는 자리가 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윤건영 청와대 상황실장이 동행한 것 역시 해외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의) 친서는 없었고, 오늘은 고인에 대한 추도와 애도의 말씀에 집중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에 윤 수석은 “오늘은 조의와 조화를 수령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면서도 “이외의 부분은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말하겠다”고 밝혀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정용수 기자, 도라산=공동취재단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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