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이 12일 김여정 부부장을 통해 이희호 여사 유가족에게 보낸 조의문.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6/13/dd6a114b-a723-4853-93c9-7e38d4b7e21f.jpg)
김정은 위원장이 12일 김여정 부부장을 통해 이희호 여사 유가족에게 보낸 조의문. [뉴스1]
판문점서 정의용·박지원 만나
“김 위원장, 이 여사에 각별한 감정”
대화 메시지 주고받았을 가능성
고인은 북한이 새로운 남북관계의 이정표로 삼고 있는 2000년 6·15 공동선언 채택 당시 영부인으로 정상회담에 참여했다. 이후에도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해 남북관계 개선과 진전을 위해 애썼다. 그 때문에 북한에서 고위급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파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의식한 듯 조문단 대신 김여정 카드를 꺼냈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조문단을 파견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조문단이 남쪽으로 오는 대신 김 위원장의 분신과 같은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전달토록 한 건 나름 최대한의 예를 갖추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남측 당국에 서운함을 표시하면서도 이희호 여사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있다는 뜻을 담았다는 분석이다.
남측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정 실장과 김 위원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김 제1부부장이 만난 건 지난해 9월 19일 평양 정상회담 이후 8개월여 만이다. 특히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이 교착 국면에 놓인 상황이어서 이날 판문점 접촉은 6월 내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을 놓고 남북 간 메시지 전달 등 돌파구를 모색하는 자리가 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윤건영 청와대 상황실장이 동행한 것 역시 해외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의) 친서는 없었고, 오늘은 고인에 대한 추도와 애도의 말씀에 집중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에 윤 수석은 “오늘은 조의와 조화를 수령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면서도 “이외의 부분은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말하겠다”고 밝혀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정용수 기자, 도라산=공동취재단 nkys@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