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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규제 피하기 ‘묘수’로 후분양 뜨나

과천 주공1단지 재건축 아파트는 골조공사가 3분의 2 이상 진행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없이 후분양할 수 있다. [사진 대우건설]

과천 주공1단지 재건축 아파트는 골조공사가 3분의 2 이상 진행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없이 후분양할 수 있다. [사진 대우건설]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공사)의 한층 강화된 분양가 규제로 분양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공사는 오는 24일부터 분양가 한도를 최대 주변 시세의 110%에서 100%로 낮추기로 했다. 대상 지역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서울 전 자치구 ▲경기도 과천∙광명∙하남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세종시 ▲대구시 수성구 ▲부산시 해운대∙수영∙동래구 등 34개지역이다.

 
‘후분양’이 분양 업체가 공사의 분양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묘수로 떠오르고 있다. 업체 측이 받으려는 가격과 공사의 분양가 상한선과 격차가 큰 단지에서다. 기존 분양가보다 주변 시세가 훨씬 비싼 강남 등 인기 지역 재건축·재개발 단지, 낡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 오래간만에 선보이는 단지, 고가·고급 아파트 등이다. 일부 단지는 이미 후분양을 추진하고 있다.

 
후분양으로 공사의 분양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것은 공사의 분양보증 없이 분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다 지어 준공 후에 분양하면 분양보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 분양보증은 아파트가 완공되기 전에 준공을 보증하는 제도여서 공정률(공사 진척도)이 100% 미만일 때만 해당한다.

 
착공 후 준공 전에 분양하는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분양보증을 받지 않아도 된다. 먼저 전체 동의 지상층 기준으로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층수의 골조공사가 끝나야 한다. 여기다 준공에 대해 건설업체 둘 이상의 연대보증이 있어야 한다. 공사의 분양보증을 대신하는 셈이다.

 
그런데 후분양이 쉽지 않다. 착공 때 분양하는 선분양의 경우 공사 중에 받는 계약금·중도금 등 사업비의 70~80%를 조달할 수 없어 자금 부담이 크다.

 
업체들은 연대보증을 꺼린다. 연대보증이 채무여서 회사의 재정이나 신용등급 등에 불리할 수 있다. 착공 후 일정한 공정에서 연대보증을 통한 분양은 과거에도 있었으나 유명무실했다. 공사의 분양보증을 받는 게 쉽고 부담이 적어서다. 2000년대 중반 공정률 80% 이상에서 분양해야 하는 재건축 후분양 때도 조합은 분양보증을 택했다. 당시에는 공사의 분양가 규제도 없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승인권을 가진 자치단체가 분양보증 대신 연대보증을 받아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후분양에는 분양 불확실성이 뒤따른다. 준공 후 분양하면 분양 시기가 착공 이후 30개월 정도 뒤다. 초고층은 4년가량 걸리기도 한다. 후분양 중 분양 시기를 가장 앞당길 수 있는 골조공사 3분의 2 시점은 착공 후 18~24개월 무렵이다.

 
그사이 주택경기가 침체해 주변 시세가 많이 떨어지면 예상만큼 분양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 후분양 분양가는 금융비용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선분양 가격보다 비싸야 업체 입장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후분양 리스크를 고려하면 선분양 시점에서 분양가와 주변 시세 격차가 커야 후분양을 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후분양 하더라도 청약가점제 등 청약방식은 선분양과 똑같은 적용을 받는다. 분양 시기에 상관없이 30가구 이상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고 짓는 주택은 청약제도에 따라 분양해야 한다. 중도금·잔금 대출 제한도 그대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후분양이 늘면 주택 공급이 그만큼 늦어지는 셈이고 분양가 상승으로 분양 문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청약 수요가 기존 주택시장으로 돌아서면 주변 시세를 자극할 수도 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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