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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도 리콜이 되나요…국민소환제 추진에 포퓰리즘 논란도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12일 “국회의원 국민소환법이 20대 국회에서 완성되기를 바란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에서 국민소환제(recall) 논쟁이 다시 일고 있다. 영어로 ‘리콜’이라는 불리는 이 제도는 실제로 산업계의 ‘리콜 제도’와 같은 원리다. 결함이 발견된 제품을 보상해주듯이 국민소환은 선출직 공직자가 위법ㆍ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 국민이 투표로 해임할 수 있다.
 
국민소환제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국민소환제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20대 국회에선 김병욱(더불어민주당), 황영철(자유한국당),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국민소환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원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위법ㆍ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 국민소환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청와대는 이 제도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의 답변 기준(20만명)을 넘길 정도로 여론의 관심이 높고 국회의원이 일하게 만드는 방안의 하나라고 보는 것이다. ‘국회의원도 리콜이 되나요?’라는 국민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변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최고위원,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20190612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최고위원,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20190612

 
민주당도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박주민 최고위원은 지난 5일 당 회의에서 “반성문을 쓰는 입장에서 국민소환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파행의 책임이 자유한국당에 있다고 지적하며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여론이 80%에 달할 정도로 국회가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투표, 국민발안(국민이 직접 법안 발의)과 함께 대의민주주의 제도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제도로 평가받는 국민소환은 문재인 정부 들어 강조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만든 개헌안에도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안제가 담겼다. 민주당의 고위 관계자는 “국민소환제는 당론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발의된 법안은 대체로 문제가 된 국회의원의 지역구 유권자의 15% 이상이 찬성할 경우 소환 투표가 가능(김병욱, 황영철 의원)하는 식으로 만들어졌다. 박주민 의원의 안은 타 지역구 의원에 대한 소환 투표도 가능하도록 설계돼 가장 강력한 내용이다. 박 의원은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대의제도를 움직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국민소환제의 의의를 설명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최근 청와대가 국민청원을 이유로 정당 해산과 국민소환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댓글 조작처럼 조작 의혹까지 받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을 근거로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민의 평가 운운하며 사실상 야당 심판론을 제기하는 등 막가파식 국회 모욕과 야당 공격에 나선 데 대해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거추장스러운 의회민주주의를 지키는 척하느라 애쓸 것이 아니라, 국회를 없애고 직접민주주의를 내건 뒤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무력화해 본격적인 독재정치를 하고 싶은 게 본심인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민소환제가 자칫 포퓰리즘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간에 의원을 갈아치우는 것은 오남용 우려가 있다. 대의 민주주의에선 시간의 지연이 발생할 수 있기에 기다리는 미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낙선한 후보측에서 당선인 흔들기 용으로 국민소환을 악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2017년 발행한 ‘헌법개정 시 국민소환제 도입의 쟁점’에서 “대의기관의 자율적인 자정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전에 주권자가 직접 신임을 철회하는 방식으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승현ㆍ한영익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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