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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전…'열정부자' 애경, 조용한 행보 한화 '비교되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분위기가 묘하다. 일찌감치 도전장을 낸 애경그룹은 '열정부자'답게 컨소시엄을 꾸리기 위해 물밑에서 바쁘다. 반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한화그룹은 국내 유일 항공 엔진 제조사이자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미국 항공 엔진 부품 제조 업체를 사들이며 기반을 다지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항공 부품·기계 분야 투자를 천명했고, 자금력도 풍부하지만 인수설에는 고개를 흔든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당장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도 뜬금없지 않다"면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드러낸 곳은 자금이 다소 부족한 애경그룹 한 곳뿐"이라고 말했다.
 
 
시너지·자금력아시아나 인수해도 이상할 게 없는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일 미국 항공 엔진 부품 전문 제조사인 이닥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3억 달러(약 35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닥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프랫앤드휘트니(P&W) 등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조사와 거래한다. 주요 생산 제품은 항공기 엔진 부품인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 등이다.

항공 부품·방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인수 합병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항공기 엔진 제조 시장에서 국제공동개발(RSP) 글로벌 파트너로 위상이 격상됐다"며 "엔진 부품 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항공기 엔진 글로벌 넘버원 파트너'라는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닥을 발판으로 GE·P&W 등의 수주를 넓히고, 새로운 제품 가공 기술 역량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화 측도 "이번 인수로 미국 현지 사업 플랫폼 구축이 가능해져 RSP 분야에서 크게 성장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닥 인수가 확정 발표되자 한화가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에도 손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다시 돌았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엔진 개발사를 거느린 한화가 항공 산업 수직 계열화 및 시너지 확대를 위해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좀처럼 매물로 나오지 않는 대형 국적 항공사를 품을 경우 한화의 항공 분야 포트폴리오도 풍부해진다.

앞서 한화는 2022년까지 항공기 부품 및 방위 산업 분야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이번 인수 규모도 3500억원 수준으로 과거 대형 인수 사례와 비교하면 소규모다.

하지만 한화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에는 고개를 흔든다. 신현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검토한 적도 없고,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애경, '열정부자'긴 한데자금력 부족
 
애경그룹은 여전히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적이다. 열정 하나는 1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애경이 삼성증권 등과 접촉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격과 사업 타당성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를 결정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경쟁사로 관심을 갖고 논의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애경 측 입장이다.

애경은 저비용항공사(LCC) 1위인 제주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한때 '천덕꾸러기'였던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가뿐하게 넘겼으며, 애경 계열사 중 두 번째 손가락 안에 든다. 물류 등 각종 시스템을 갖춘 아시아나항공을 삼킨다면, 대형 항공사로 빠르게 몸집을 키울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오는 아시아나IDT는 국내 유일 항공 전산 시스템을 갖춰 향후 미래 동력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두고 "3조6000억~3조7000억원인데, 먼저 일부를 갚고 나머지는 부채를 안고 가면 된다"며 "생각보다 안 비싸다"고 설명했다. 이 논리대로라면 1조원대에서 인수가 가능하다.

현재 애경의 정점에 있는 AK홀딩스의 유동자산은 1조4000억원 내외다. 반면 부채는 8조원가량이다. 인수하더라도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

그러나 재무적 투자자(FI)를 모집해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저주'를 비껴갈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불필요한 노선을 정리하면 '캐시 카우'로 본래 역할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이동걸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통매각'을 발표하며 "인수 가격과 자금 지원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아직 몸을 사리는 중에 애경과 더불어 하림·호반그룹 등 다양한 이름이 나오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이 팔린 것도 금호그룹의 무리한 영역 확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산업은행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결국 자금 지원 능력이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화는 항공 산업과 연이 있고, 자금도 충분히 있다. 다만 최근 대형 항공 업계에 쏠린 여론이 부담될 수 있다. 판이 어떻게 흘러갈지 조금 더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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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