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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 공채 개편 앞둔 노량진...공시생 ‘불안’ 업계 ‘차분’ 학계 ‘환영’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공무원학원. 이른 시각이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이병준 기자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공무원학원. 이른 시각이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이병준 기자

10일 오전 서울의 대표적 공시촌인 노량진에 위치한 한 공무원학원 2층 로비는 이른 시각에도 공부하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학생들은 제각기 문제집을 읽고 풀거나 진지한 표정으로 인터넷 강의를 들고 있었다. 최근 9급 공무원 시험에서 사회·수학·과학 등 고교선택과목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났지만 해당 과목 문제집을 펼쳐놓은 학생도 많았다. 학원 복도와 인근 서점에서도 해당 과목 홍보 포스터와 관련 교재들을 무리 없이 찾아볼 수 있었다.
 
"9급 고교선택과목 폐지"
지난 6일 인사혁신처는 이번 달 안으로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선택과목 개편안’을 확정하고 입법예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안에 따르면 이르면 2022년까지 9급 국가직 공무원 공채시험 선택과목에서 수학·사회·과학 등 고교 과목이 폐지되고 직렬에 따라 형법·세법·행정법 등 직무와 관련한 전문 과목이 필수화된다. 이는 고교과목을 선택해 시험에 통과한 신규 공무원들의 업무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결과다. 고교과목은 2013년 고졸자의 공직 진출 확대를 위해 9급 공채시험 선택과목으로 도입됐지만, 9급 고졸자들은 실질적으로 확대되지 않았고, 오히려 직무와 연관성이 낮은 과목들을 학생들이 선택하게 되며 전문성이 약화됐다는 것이 인사혁신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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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고시촌. 독서실과 학원,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이병준 기자

10일 오전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고시촌. 독서실과 학원,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이병준 기자

 
과목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며 네이버 카페 ‘독공사’ ‘닥공사’ 등 공시생 커뮤니티에서는 ”2022년 폐지 전 합격을 목표로 (고교선택과목인) 사회를 열심히 공부할지, 아니면 혹시 모르니 행정법·행정학으로 집중할지 고민이다” “그나마 자신 있는 과목들인데 걱정이다. 없어지면 시험공부를 처음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불안감을 표출하는 글이 올라왔다. 
 
반면 “고교 과목이 고교 수준을 뛰어넘은 것 같다” “공무원 일을 하려면 행정학이나 행정법은 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등 개편에는 동의하는 공시생이 많았다. 9급 국가직 공무원 공채시험을 준비하는 임모(27)씨 역시 “세무나 사회복지, 교정 직렬은 컷(합격선)이 낮아서 단기로 공부해 시험에 붙으려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 무슨 일을 하는지는 관심 없고, 빨리 붙을 수 있는 직렬과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 주시하는 학원…일부 강사들 반발도
한편 공무원학원업계는 어떤 개편안이 발표될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에듀윌 학원 관계자는 “개편안이 확정되면 다른 직렬 간의 중복 지원이 힘들어지며 전체 지원자 수가 줄어들고 준비 기간도 최소 6개월에서 1년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전문 직렬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유리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교과목 강사들 위주로 개편안에 반발하는 목소리 역시 나온다. 한 현직 사회과목 강사는 “수학과 과학이 공무원 실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사회는 민법과 형법 기초이론을 다루고, 정부 형태와 민주주의 이념, 경제학 기본 이론 등을 포함하는 과목”이라며 “응용학문인 행정학이 사회과목보다 공무원 소양과 지식에 더 기여한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과목 개편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행정학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동욱 한국행정학회장은 “개편안 발표를 고대하고 있다"며 "현행은 특목고 졸업생이 준비 없이 9급 국가직 공무원 공채시험을 봐도 공시생을 압도하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황성원 군산대 행정학과 교수도 “공채시험에서의 고교 교과목 유지는 시대착오적이었다. 앞으로도 영어와 국사의 인증제 전환 등을 통해 전문성과 소양을 갖춘 공무원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벙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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