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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초고령사회 연착륙 위해 ‘65세 정년 연장’ 논의하자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고령사회연구원 원장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고령사회연구원 원장

“경험은 국가의 자산이다.” 핀란드의 고령자 고용 촉진 슬로건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경험이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력들이 매년 정년에 걸려 노동시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노동세대도 노인세대도 아닌 60~64세는 물론, 노인이라 불려도 아직 건강한 65~69세는 ‘연령 이데올로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은 연령 때문에 노동시장과 사회보장 주변을 맴돌면서 정신과 육체가 피폐해지고 있다.
 
‘100세 시대’란 말이 회자하고 실제로는 이미 90세 시대가 도래했는데도 생애주기는 여전히 인생 70세 시대에 맞춰져 있다. 20대에 교육을, 50대에 노동을 마치니 불안정한 노후 기간이 너무 길다.
 
반면 독일과 일본은 정년을 이미 65세로 연장했고 각각 67세와 70세로 연장할 계획이다. 미국과 영국은 정년을 이미 폐지했다. 일본은 노인 인구 비율이 16%였던 1998년에 60세 정년 의무화를, 20%였던 2004년에 65세 고용 의무화를, 25%였던 2013년에 65세 정년을 법제화했다. 실제 65세까지 고용이 보장되는 2025년 일본의 노인 인구 비율은 30%로 예상된다.
 
한국도 이미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노인 인구 비율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60세 정년을 법제화한 2016년 당시 13%에서 2025년 20%, 2030년 25%, 2036년 30%, 2051년 40%로 높아져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년 연장은 물론 정년 폐지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대내외 여건이나 노동시장 상황에 비춰 정년 연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강하다.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에다 정년 연장까지 시행하면 기업 부담이 더 커지고 청년 신규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등 세대 간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한 기계화·자동화,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 등으로 고용절벽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사실 정년 연장은 고령화 속도에 따른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회 주체들 간에 합의를 이루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정년 연장은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도 결코 이르다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노동력 부족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2030년대 초 상황은 현재와 다를 것이다.  
 
그때가 되면 기업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 정년 연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다. 물론 정년연장을 위해서는 근로자 노화와 기업 부담을 고려해 일하는 방식의 개혁뿐 아니라 연령이 아닌 근무형태와 성과에 기반을 둔 임금체계 개편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관련, 사회 주체들은 초고령화 시대에서 사회발전의 지속가능성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중대한 명제에 바탕을 두고 전향적인 자세로 합의를 위한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 청년층은 누구나 고령자가 되며, 고령자들이 오래 일을 하면 건강해지고, 보험료나 세금을 사용하는 대신 납부함으로써 현역 세대의 부담을 줄일 것이라는 이해와 지지가 필요하다.
 
예컨대 일본에서 고령자 고용 확보 조치를 해도 청년 고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근로자는 평생교육을 통해 스스로 혁신적인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기업은 고령 근로자의 전문성과 통찰력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연령과 신체적·심리적 조건에 맞게 근무방식과 직무환경을 개선하고, 교육·훈련을 통해 인적자원을 개발해야 한다.
 
정치권은 선거나 당리당략 등에 급급해 정년 연장을 성급하게 몰아가거나 무조건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 초고령화 시대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라도 정년 연장 논의를 더는 미루지 말아야 한다.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고령사회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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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