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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8년 만의 골…이란전 무승은 못 깼다

황의조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이 이란을 상대로 8년 5개월 만에 터뜨린 골이다. [연합뉴]

황의조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이 이란을 상대로 8년 5개월 만에 터뜨린 골이다. [연합뉴]

 
후반 12분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전방으로 길게 연결했다. 이란 수비수 두 명이 자기 진영에서 볼 처리를 하려다가 엉켜 넘어졌다. 공을 따낸 공격수 황의조(27·감바 오사카)가 이란 골문으로 돌진했다. 달려 나온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보다 한발 앞서 감각적인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 축구는 2011년 1월 아시안컵(윤빛가람 골·한국 1-0승) 이후 8년 5개월 만에 이란 골문을 열었다. 하지만 한국은 5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동점 골을 내줬다. 이란 수비수 모르테자 푸랄리간지 몸에 이어 김영권 몸에 맞은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한국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이란과 1-1로 비겼다. 한국은 2011년 1월 승리를 끝으로 이어져 온 이란전 무승 징크스를 이번에도 깨지 못했다. 이란을 상대로 6경기 연속 무승(2무 4패)이다. 역대 전적에서도 9승 9무 13패로 여전히 뒤졌다.
 
백승호(가운데)가 이란의 오미드 에브라히미와 공을 다투고 있다. 백승호는 이날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후 파울루 벤투 감독은 22살에 불과한 백승호가 이란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원하는바를 보여줬고 중앙에서 플레이하면서 진가를 발휘했다고 칭찬했다. [연합뉴스]

백승호(가운데)가 이란의 오미드 에브라히미와 공을 다투고 있다. 백승호는 이날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후 파울루 벤투 감독은 22살에 불과한 백승호가 이란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원하는바를 보여줬고 중앙에서 플레이하면서 진가를 발휘했다고 칭찬했다. [연합뉴스]

승리가 아쉽지만, 소득이 많은 평가전이었다.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한국 감독은 이날 4-1-3-2포메이션을 꺼냈다. 지난 7일 호주 평가전(1-0승)과 비교해 선발 라인업에서 6명을 바꿨다. 벤투 감독은 호주전에선 교체카드 6장 중 3장만 썼다. 경기 후 “실험보다 승리에만 집중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벤투 감독은 이란전에선 변화를 줬다. 특히 백승호(22·지로나)가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은 호주 평가전에서 전반 내내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반면 이란전에선 수비형 미드필더 백승호를 중심으로 한 빌드업(공격 전개)이 좋아진 모습이었다. 백승호는 공을 지켜내면서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그 덕분에 공격 루트도 다양해졌다.
 
전반 22분 황의조의 슛이 이란 골키퍼에 막혔다. 주장 손흥민이 록스타처럼 관중의 함성을 유도했다. 전광판에 측정된 소음은 112㏈. 록밴드의 라이브 공연(110㏈)보다도 소리가 컸다. 전반 44분 이용(전북)의 크로스를 나상호(FC 도쿄)가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왔다. 전반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란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떠나보내고, 마르크 빌모츠(50·벨기에) 감독을 선임했다.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21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한국은 37위다. 이란은 여러 차례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그때마다 골키퍼 조현우(대구)가 막아냈다.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진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슛팅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1]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진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슛팅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1]

 
손흥민은 전반에 날카로운 코너킥과 중거리 슛으로 득점 기회를 노렸다. 얼마나 뛰었던지, 전반이 끝나자 손흥민은 다리에 경련이 나 그라운드에 한참 주저앉았다가 부축을 받고 일어섰다. 그만큼 치열하게 뛰었다.
 
‘빛의조’ 황의조가 별명처럼 눈부신 선제골을 터트렸다. 황의조는 호주전 결승 골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이자 자신의 A매치 8호 골을 뽑아냈다. 지난해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총 33골을 터트렸던 그는 최근 득점포가 주춤했다. 이번 두 차례 A매치는 득점 기계로서의 면모를 되찾는 계기였다.
축구대표팀 황의조가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포옹하고 있다. [뉴스1]

축구대표팀 황의조가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포옹하고 있다. [뉴스1]

 
아쉬움도 있었다. 페널티 박스 앞쪽에서 이란에 수 차례 슈팅 공간을 내줬다. 후반 10분 이란 아흐마드 누롤라히의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때렸다. 이런 실수들이 결국 후반 17분 실점으로 이어진 셈이다.
 
한국은 후반 30분 이승우를 교체 투입했다. 전날 조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출전 의지를 불태웠던 이승우는 몸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경기는 결국 1-1 무승부로 끝났다.
 
이란과전에서 만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는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쏟았다. 선발명단을 보고 엄마에게 전화했는데 울자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다. 박린 기자

이란과전에서 만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는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쏟았다. 선발명단을 보고 엄마에게 전화했는데 울자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다. 박린 기자

백승호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선수답지 않게 담대했다. 지난 1월 대표팀을 은퇴한 기성용(뉴캐슬) 후계자로서 가능성도 보여줬다. 백승호는 전반 16분 상대진영 부근에서 드리블로 상대 선수 3명을 따돌리는 모습도 연출했다.
 
김환 JTBC 해설위원은 “한국축구의 당면 목표는 9월 시작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다. 이란은 아시아 최강이고 언제 만날지 모른다”며 “실점이 있었지만, 이란보다 앞선 경기력을 보여줬다. 백승호 등 젊은 피의 가능성도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7일 코스타리카전부터 지난 7일 호주전까지 이어졌던 A매치 연속 매진 행진이 7경기로 멈췄다. 그래도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6만213명의 관중이 들어차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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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