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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공장 들어선 뒤 '집단 암'…역학조사는 반년째 '깜깜'



[앵커]

17명 암으로 숨져…몰래 쪄낸 '담뱃잎 찌꺼기' 의심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넓게 자리한 파란 건물. 지난 2001년 이 비료공장이 들어서면서 '물 좋은 마을'로 불렸던 전북 익산의 장점마을은 암 마을로 변해갔습니다. 80여 명의 주민 가운데 30명이 암에 걸렸고 이 중, 17명이 숨졌습니다. 공장에서는 몰래 담뱃잎 찌꺼기, 이른바 '연초박'을 밤낮으로 쪄냈는데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무방비로 퍼져나갔다고 주민들은 주장합니다. 공장이 멈춰선 지 2년이 지났지만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 발표는 반 년 넘게 미루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고통 속에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먼저, 장점마을이 왜 이렇게 됐는지 박상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발암 논란으로 문을 닫은 비료공장 안입니다.



가동을 멈춘 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악취는 여전합니다.



지금 제 뒤편으로는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폐기물들이 치워지지 않은 채 남아있습니다.



이쪽으로 옮겨보시면, 각종 악취를 내뿜는 오폐수들도 그대로 방치돼있습니다.



[최재철/장점마을 대책위원장 : 여기 있는 오염물질들이 저수지로 흘러들었고, 마을로 흘러들었습니다.]



공장 밖에는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이 실렸던 팔레트가 한가득입니다.



주민들은 마을의 재앙이 이 연초박에서 비롯됐다고 지목합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이곳에서 KT&G로 받아온 연초박을 매일같이 쪄냈습니다.



연초박을 가열해 비료 원료로 쓰는 것은 불법입니다.



필터도 없이 생 담배를 피우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TSNA라는 발암물질이 다량으로 나왔습니다.



[최재철/장점마을 대책위원장 : (연초박으로 퇴비가 아닌) 비료를 만들면 단가가 높아져요.]



또 다른 원료인 아주까리박에서는 화학무기에도 사용되는 맹독물질 리신이 나왔습니다.



결국 물 좋기로 소문나 농사도 잘됐던 부촌은 10년새 사람이 살 수 없는 동네가 됐습니다.



[하영순/장점마을 주민 : 저녁에 나가면 숨을 못 쉬고 말도 못 해요. 콱 (목이) 찢어지는 거 같아요.]



비료공장으로부터 500여m 떨어진 장점마을입니다.



제 오른편에 있는 집, 제 좌측에 있는 집뿐 아니라 화면에 보이는, 지금 제 뒤에 있는 모든 가구에서 암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김인식/장점마을 이장 : (몸에 안 좋은지) 몰랐죠. 전혀 몰랐지.]



14년간 공장에서 일한 마을 이장 김인식 씨는 위암에 걸렸고, 부인은 갑상선암 투병 중입니다.



30명이 암에 걸려 이미 17명이 세상을 떴는데 남은 사람들도 하루하루가 고통입니다.



[김영환/장점마을 주민 : 나도 지금 위암에 걸려서 수술을 해가지고 먹지도 잘 못하고…]



[하영순/장점마을 주민 : 손도 못 대요 (피부병 때문에) 긁어대가지고. 여기 좀 봐. 다 긁어서 피난 자리.]



하지만 연초박을 댄 KT&G도 비료 완제품을 받은 중견 비료업체도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는 입장입니다.



주민들의 요구로 역학조사가 시작된 지 1년 8개월.



정부 역시 아직 아무런 답도 주지 않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임형택 익산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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