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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 한국경제엔 오히려 이익"

미·중 무역 갈등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부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경제학계에서 나왔다. 
 
1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과 외환시장 안정대책' 정책세미나에서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뮬레이션 자료를 제시하며 “미·중 무역 갈등 상황을 가정해볼 때 중국 시장에선 마이너스가 나오지만, 한국이 중국을 대체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가 이익을 얻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실업률이 늘어나는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특히 전통적인 선진국에 비해선 훨씬 불확실성으로 인한 영향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아시아금융학회가 공동주최했다. 15명 안팎의 경제학자와 연구원들이 발표자와 토론자로 참석했다.
 
앙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은 인사말에서 "미·중무역 전쟁이 환율 문제로 이어지면 패권 전쟁이 시작됐단 신호”라며 “미·중 간 마찰은 단순히 관세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다른 문제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1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과 외환시장 안정대책' 세미나에서 앙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11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과 외환시장 안정대책' 세미나에서 앙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정식 아시아금융학회장은 환영사에서 “한국은 대외 경제 상황에 취약하다. 최근 우리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미·중이 무역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에, 우리 수출 상황이 나빠지면서 경상수지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를 개선할 때라고 강조했다. 송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수출의존도가 중국, 일본 등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높고 수출품도 한정돼 있다”며 “이제는 내수확대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북한경제와 관계를 긴밀히 하는 방향도 생각해볼 만하다”고도 덧붙였다. “어느 정도 우리가 덩치가 돼야지 미, 중, 일에 정책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장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거주자 외화예금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환율 상승 시 달러화를 팔고, 환율 하락 시 달러화를 사들이는 경향이 있어 외환시장 변동성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정 실장은 “거주자 외화자금은 환율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 자체를 줄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실장은 이날 발표에서 미·중 무역 갈등 자체보다는 중국 경제 동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실장은 “올해 1월에서 5월까지 수출 누계로 보면 감소액이 180억 달러인데 그중 100억 달러가 중국 수출 감소다. 이는 단순히 미·중 관세 영향을 넘어선 수준”이라고 말했다.    
11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과 외환시장 안정대책' 세미나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11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과 외환시장 안정대책' 세미나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미·중 무역 갈등이 불러올 불확실성의 위험성에 공감했다. 안재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중 무역 갈등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확실성”이라며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에 이미 악영향을 미치고 진단했다. 안 교수는 또 “국제경제가 글로벌 가치 사슬로 얽힌 상황에선 중국이 미국에 수출할 때 한국과 베트남 등 '거쳐 가는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데도 불구하고 단순 통계에선 이 내용이 다 반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관세 장벽 자체가 한국, 베트남은 물론 미국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손해를 끼친다는 뜻이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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