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이들만 만나면 점수 안 나와"…마약 먹여 사기골프 친 일당

평소 골프를 즐기는 사업가 A씨(41)는 2016년 상반기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골프 동호회에 가입했다. 채팅이나 댓글 등을 통해 동호회 회원들과 친분을 쌓은 A씨는 이후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직접 골프장을 찾았다. 그중 김모(48)씨 등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친해졌다. 
마약을 먹여 사기 골프를 친 일당에게서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사진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을 먹여 사기 골프를 친 일당에게서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사진 인천지방경찰청]

하지만 김씨 일행과 골프를 칠 때마다 A씨는 몸에 이상을 느꼈다. 정신이 멍해지고 실수도 잦았다. 공도 제대로 치지 못해 내기를 하면 번번이 잃었다. 
A씨는 경찰에서 "다른 사람들과 골프를 칠 땐 멀쩡한데 유독 김씨 일행과 치는 날은 정신도 멍하고 평소보다 점수도 나오질 않았다"고 말했다.
A씨의 부진엔 이유가 있었다. 김씨 등이 몰래 A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먹인 뒤 내기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일대 골프장에서 동호회 회원에게 마약 성분이 등 음료수를 먹인 뒤 내기 골프를 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피해자에게 가로챈 돈만 1억원이 넘는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상습사기 혐의로 김모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박모(38)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 등은 2017년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일대 골프장 11곳에서 A씨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먹인 뒤 15차례 걸쳐 내기 골프를 쳐 1억132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마약을 먹여 사기 골프를 친 일당에게서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사진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을 먹여 사기 골프를 친 일당에게서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사진 인천지방경찰청]

 
경찰 조사 결과 회사원인 김씨 등은 모두 골프 동호회를 통해 알게 된 사이다. 범행을 모의한 이들은 모집책, 선수, 바람잡이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피해자를 물색하던 중 동호회 회원인 사업가 A씨를 알게 됐다. 김씨 등은 A씨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내기 골프를 제안했다. 
이들은 골프를 치기 전 항상 A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신경안정제가 들어있는 음료수를 건넸다. 이를 마시고 정신이 혼미해진 A씨를 상대로 1타당 10만원에서 300만원을 걸고 내기 골프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내기로 딴 돈은 서로 나눠 가졌다.
 
경찰은 이런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지난 2월 경기도 용인시의 한 골프장에서 다른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하려던 김씨 등을 붙잡았다. 이날 압수한 김씨 등의 골프백 등에선 향정신성의약품 100정과 이를 녹인 물 약통 등이 발견됐다.
그러나 김씨 등은 "A씨에게 약물을 먹인 것이 없고 사기 골프를 친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골프백 등에서 나온 향정신성의약품도 "잠이 오지 않아서 처방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약품들은 김씨가 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다량의 약품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김씨가 범행을 위해 허위로 처방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