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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가 택한 신연호의 고안자 "개헌 반대…목숨 걸 날 올지도"

지난 4월 1일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가 발표된 뒤 아베 신조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선정 배경 등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4월 1일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가 발표된 뒤 아베 신조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선정 배경 등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늙은 이 몸이 목숨을 걸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의 고안자인 나카니시 스스무(中西進·89)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명예교수가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11일 보도)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주창하는 개헌에 반대 뜻을 밝히며 한 말이다.  
 
나카니시 교수는 인터뷰에서 “우리들에게 있어서 (전쟁 포기를 결의한) 헌법 9조의 변경은 있을 수 없다”며 “(헌법 9조는) 세계의 진주, 노벨평화상급”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이와의 정신도 평화헌법의 정신과 같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를 고안한 '만요슈 연구의 1인자' 나카니시 스스무 오사카여자대 명예교수는 지난 4월 2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평화를 뜻하는 '와(和)'는 7세기 초 백제에서 온 도래인들이 쇼토쿠태자와 함께 만든 17조의 헌법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서승욱 특파원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를 고안한 '만요슈 연구의 1인자' 나카니시 스스무 오사카여자대 명예교수는 지난 4월 2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평화를 뜻하는 '와(和)'는 7세기 초 백제에서 온 도래인들이 쇼토쿠태자와 함께 만든 17조의 헌법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서승욱 특파원

개헌은 아베 총리의 최대 숙원이다. ‘자위대 명기’를 핵심으로 한 2020년 개헌 목표를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일본의 모든 것을 새롭게 정상화한다는 의지도 담겼다. 새 시대를 상징하는 신연호를 아베 본인이 직접 낙점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신연호를 고안한 원로 학자는 연호에 담긴 정신을 이유로 들며 호헌을 주장하고 있다. 나카니시 교수는 “(정치가들은) 선거에서 개헌 등으로 싸울 것이 아니라 전쟁이 없었던 헤이세이(平成) 시대를 버전업 시키는 방법이야말로 논의해야만 한다”며 “한반도의 격동도 계속되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나카니시 교수는 신연호의 출전인 만요슈(万葉集) 연구의 최고 권위자다. 그에 따르면 만요슈에서 언급되는 ‘와(和)’의 정신은 쇼토쿠(聖德)태자 시대에 나온 일본 최초의 성문법인 ‘17조 헌법’에 잘 드러난다. 그는 “(17조를 만들 당시) 태자의 곁에는 한반도에서 온 유능한 스님들만 4명이나 있었다”며 “(17조는 이런 동아시아발 평화사상이 담긴) 일본 최초의 평화헌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일보와 인터뷰(5월 2일자)에서도 “‘전쟁은 싫다. 두 번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며 ‘와(和)’로 헌법을 만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와(和)’는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사상이다. 당시 선진국이던 백제인들의 지력(지적 능력)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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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니시 교수가 호헌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개인적인 체험이 녹아 있다. 
 
그는 도쿄의 폭탄 부품 제조 군수공장에서 종전을 맞았다. 15살 때였다. 2년 전까지 히로시마에서 중학교를 다녔는데, 그의 동급생 20여 명은 원자폭탄에 희생됐다. 그는 “국어 선생님도 돌아가셨는데, 시신은 형체가 없고 회중시계만 발견됐다”고 마이니치에 밝혔다. 
 
지난해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어린이와 시민 등이 원폭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어린이와 시민 등이 원폭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 대공습도 몸소 겪었다. 그는 “밤이 새면 주변은 불타는 들판으로 (변해 있었고) 어느 곳이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1954년생이다. 나카니시 교수는 전전 세대와 전후 세대의 전쟁에 대한 감각이 다르다는 점을 애써 강조한 셈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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