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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반전 스토리' LG 이우찬 #절실함 #무브먼트 #5이닝 베스트

LG 이우찬. IS포토

LG 이우찬. IS포토


2011년 입단 이후 지난해까지 무명 투수였다. 입단 6년 차였던 2016년 뒤늦게 프로 데뷔전을 가졌지만 4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아웃 카운트 한 개 잡지 못한 채 안타 2개, 볼넷 2개로 4실점했다.

다시 1군에서 기회를 얻기까지 2년이라는 긴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했다. 2018년 3월 30일 잠실 KIA전에서 데뷔 첫 아웃 카운트를 잡았으나 ⅔이닝 동안 1실점으로 성적은 좋지 않았다. 이후 두 번 더 얻은 등판에선 아웃 카운트 한 개도 올리지 못하고 각각 2점·1점씩 줬다. 그런데 2019년 이 선수의 성적은 19경기 3승 2홀드 평균자책점 2.53이다. 입단 이후 8년 동안 ⅔이닝 평균자책점 108.00이었지만 올 시즌 LG 마운드에 혜성 같이 등장해 '반전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LG 좌완 투수 이우찬(27)이 그 주인공이다. 스프링캠프 명단(투수 25명)에 들지도 못했지만, 이제는 LG 마운드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보직 변화가 그의 활약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다. 추격조에서 필승조로, 또 이제는 선발투수로 한 단계씩 올라섰다.

2011년 LG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한 그는 마음처럼 야구가 되지 않자 2017년 부모님의 권유로 개명했다. 이우찬·이원서·이예서·이율록·이영제 5개의 후보 이름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우찬'을 선택했다. 당시 팀 내에는 차우찬이 이적해와 10승7패 평균자책점 3.43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인 뒤였다. 이우찬은 "이름을 바꾸고 (지난해) 2군에서 괜찮았다. '우찬'으로 개명한 덕을 봤다고 할 수도 있다"며 "아무래도 이름까지 바꿨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시범 경기부터 그의 성장을 눈여겨보고 기회를 준 류중일(56) LG 감독조차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중간계투로 2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한 이우찬은 배재준의 이탈로 얻은 5차례 선발 등판에서는 3승, 평균자책점 1.67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우찬은 "간절함과 절실함 속에서 매 경기 선발 등판해도 1이닝만 생각하고 던진다"며 "2군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선발과 계투로 계속 호투하고 있다. 
"운이 좋다. 사실 이 정도 활약까진 예상 못했는데 그렇게 못 던질 거라 생각도 안 했다. 지난 몇 년간 1군에 올라오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제구 불안 탓이라 생각하는데 구위로는 불안함이 없는 편이었다."
 
- 추격조에서 필승조를 거쳐 5월 12일 한화전에서 프로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얻고 호투 중이다. 이전에 2군에서라도 선발 경험이 있었나.
"2016 퓨처스리그에 풀타임 선발을 소화했다.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2016년 이전과 그 이후에는 불펜으로만 던졌다."
 
- 그럼에도 호투의 비결은.
"간절함과 절실함 덕분이 아닌가 싶다. 오랫동안 2군에 머물렀던 아쉬움? 1군에 올라와 던져 보니 '다시 2군에 내려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갖고 있다. 이런 요소들 덕분에 마운드에서 힘에 부쳐도 더 의욕적으로 던질 수 있는 것 같다."
 
- 최근 들어 볼넷이 다소 늘었는데 선발 등판 시 어려움은 없나.
"항상 1이닝을 막으면 그다음 2회, 또 그다음에는 3회를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즉 1이닝만 생각하고 전력으로 던지려고 한다. 아직은 선발 경험이 부족해 완급 조절을 하는 여유가 부족하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전력으로 던지다 보니 많은 이닝은 소화하지 못하더라도 한 이닝씩 확실하게 막아 나가게 된다. 완급 조절을 하다 안타를 맞으면 너무 아쉬우니까좋은 투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지만 아직 그렇게까진 안 된다. 5회를 넘기면 힘에 부치긴 한다.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 45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48명의 투수 중 유일하게 1할대 피안타율(0.193)로 가장 낮다. 
"공이 지저분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146~147㎞의 직구가 컷 패스트볼처럼 휜다. 가운데를 보고 던지는데 무브먼트가 좀 있어 타자의 배트에 빗맞아 땅볼 타구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예전에는 이를 단점으로 여겨 고치려 했는데, 나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고쳐먹으니 훨씬 편해지더라.(이우찬은 땅볼/뜬공 비율이 1.69로 리그 평균(1.01)보다 훨씬 땅볼이 많다)"
 
- 카운트를 잡은 뒤에는 슬라이더와 커브도 많이 던진다.
"그런데 조금씩 줄여 나갈 생각이다. 최일언 투수코치님이 '직구가 너의 장점이다. 그러니 변화구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둘 필요가 없다'고 조언을 해 주셨다. 또한 에이스 타일러 윌슨처럼 맞춰 잡으며 투구 수를 줄이고, 이닝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이 더 좋다고 일러 주셨다. 아직도 선발투수로 경험이 부족하고 모르는 점이 많아 1이닝씩 막고 내려오면 최 코치님이 투구와 로케이션 등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 주신다. 가령 '삼진에 욕심 내지 마라' '힘들이지 말고 던져라' 등등이다."
 
- 부모님의 권유로 개명한 뒤 공교롭게 두 번째 시즌에 잘 풀리고 있다.
"부모님이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다. 요즘 들어 내게 '고맙다'고 하면, 나는 '죄송했다'고 말한다. 사실 동갑내기 임찬규나 유강남은 입단 초기부터 1군에서 활약해 TV 중계에 많이 나왔다. 그 기간에 나는 오랫동안 2군에 머물렀으니까주변에서 '9년 만에'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막상 생각해 보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1군에서 기량을 꽃피우기까지) 그렇게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LG에는 다섯 살 더 많은 선배 차우찬(32)이 있다. 같은 좌완 투수로 선발진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차우찬은 2018년 스프링캠프 때 이우찬과 함께 식사하는 등 많이 챙겨 줬고, 올해에는 고가의 글러브까지 선물했다. 이우찬은 "이름이 같아 우찬 선배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았나 싶다. 워낙 커리어가 뛰어난 선배로 나랑 비교조차 할 수 없다"면서 "정말 잘 챙겨 준다. 그렇게 착한 선배는 없는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 외삼촌인 한화 송진우 코치가 반대편 더그아웃에서 바라보는 가운데 잘 던졌다. (이우찬은 한화전 3경기에서 14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줬다)
"외삼촌이 다소 무뚝뚝한 스타일이다. 200승을 넘게 거둔 전설이 아닌가. (KBO 리그 통산 최다승·최다투구 기록을 가진 외삼촌을 보며 어릴 적 동기부여를 가졌을 것 같다.) 프로에서 활약 중인 대부분의 투수는 학창시절 팀의 에이스 출신이지 않나. 나도 삼촌을 보면서 '저 정도는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땐 너무 어린 나이였고, 외삼촌은 정말 대단했다. LG에 입단해 딱 1년 몸담고선 프로의 벽이 높다는 걸 실감했다. 입단 당시 같은 좌완인 봉중근·류택현·이상열 선배의 투구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
 
- 팀이 패한 경기 다음 날 선발 등판이 많았다.
"등판 전날 이미지 트레이닝하고 잘 때도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기대치가 다른 투수들에 비해 낮아서 더 칭찬받는 것 같다. 윌슨이 5이닝 던지고 나오면 기대 이하라고 할 수 있겠지만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했기에 요즘 나의 투구를 좋게 봐 주시는 게 아닌가 싶다."
 
사진=LG 제공

사진=LG 제공

 
- 이제 선발투수 보직을 굳히고 싶은 욕심이 날 것 같다.
"선발이 확실히 편하더라. 처음에는 부담감 때문에 꺼려졌는데 요즘에는 굉장히 편하다."
 
-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텐데.
"아직까지는 본격적으로 더위가 찾아오지 않아 괜찮다. 실제로 1군 풀타임을 소화해 봐야 어느 정도 계산이 설 것 같다. 부진에 빠지면 2군에 다녀올 수도 있겠지만 등판 때는 매 경기 전력으로 던질 것이다."
 
- 류중일 감독은 국내 선발진에게 돌아가며 한 차례씩 휴식을 시사했다.
"내가 아직 그 정도는 아닌데 솔직히 감사하다. 솔직히 감독님이 오신 뒤에 높게 평가해 주셨고, 덕분에 여기(1)에 있게 됐으니까 정말 고맙다."
 
- 앞으로는 이닝 욕심도 가질 텐데.
"키움과 경기에서 최다인 6⅔이닝을 던졌는데 막판에 힘들더라. 항상 5이닝을 베스트로 막는 게 내 임무다. 마운드에 있는 동안 1~2점만 주면 팀이 얼마든지 역전할 기회를 갖게 될테니까…."
 
- 앞으로의 목표는.
"처음에는 1군 생활이 목표였다. 앞으로 선발로 계속 뛰게 된다면 끝까지 소화하고 싶다. 그래서 중간계투 때보다 더 열심히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살아남고 싶어서. 또 2군에 오래 있는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대전=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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