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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게임 옹호 vs 혐오 평행선 깨려면

이태윤 사회팀 기자

이태윤 사회팀 기자

“게임은 건전한 놀이문화이자 영화나 TV, 쇼핑 등과 같은 여가 문화다”

 
10일 한국게임개발자협회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본다는 것에 대해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게임중독이라는 가상의 질병을 만드는 과잉 의료화로 새로운 의료 영역을 창출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즉각 반박이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5개 학회는 같은 날 “WHO가 진단 지침에 제시한 3가지 병적인 게임사용 패턴은 주관적 기준이 아닌 전 세계적 행위 중독의 핵심 개념으로 제안해 활용하고 있는 의학적 개념”이라고 성명을 냈다. WHO는 게임이용 장애를 정의하기 위해 3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 게임에 대한 통제력 부족이다.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를 못 참으며 끝내지 못하는 경우다. 둘째 다른 일상활동보다 게임을 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행위다. 셋째 게임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게임을 중단 못 해 가족· 사회적·교육적·직업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상태다. 이 모든 증상이 12개월 이상 지속해 일상생활 관련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 될 때가 게임이용장애 상태다.

 
이런 WHO의 결정에 지지를 한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게임으로 인한 부모와 자식 간 갈등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실이다. 학원을 가지 않고 PC방에 있다가 부모에게 들킨 자녀와 게임 이용 시간을 두고 다투다 결국 PC방이 없는 동네로 이사한 학부모도 있었다. 일부 학부모는 TV 토론에서 게임 중독은 질병이 아니라고 주장한 게임 유튜버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에게 “(게임에 빠진) 자식을 키워봤냐”고 항의했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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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게임 업계 측은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당장 위 기준에서 ‘게임’을 지우고 ‘인터넷’, ‘쇼핑’, ‘일’ 등 다른 단어를 넣으면 전부 문제라는 주장이 나온다. 게임 회사에 다니는 이모(32)씨는 “어떠한 일로 인해 1년 이상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 된다면 게임이 아니어도 질병”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독 게임 중독만 질병이 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단순히 ‘게임이 싫어서’ 그런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씨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WHO의 판단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두고 많은 우려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게임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다. 전체 국민 중 67%가 게임을 이용한다는 통계도 있다.

 
논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 것이냐를 두고 언젠가는 결론을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감정적인 싸움보다 차분한 연구와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

 
의학계는 ‘의료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려 한다’는 일부의 의구심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좀 더 자세한 연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게임의 장르, 플랫폼, 이용 대상에 따라 다양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게임 업계도 이번 일을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보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건전한 게임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도 고민해야 한다.
 
이태윤 사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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