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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보행로 연구하며 삼각함수 익혀요”

브랭섬홀아시아 초등 교육과정의 학생들이 교사에게 수업을 듣고 있다. 이 학교는 전학년에 국제바칼로레아를 도입해 과목 간 연계 수업을 실시하는 게 특징이다. [사진 브랭섬홀아시아]

브랭섬홀아시아 초등 교육과정의 학생들이 교사에게 수업을 듣고 있다. 이 학교는 전학년에 국제바칼로레아를 도입해 과목 간 연계 수업을 실시하는 게 특징이다. [사진 브랭섬홀아시아]

“모든 수업이 이론에서만 끝나지 않고 생활 속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합니다. 수학에서 삼각함수를 배운 후 실제로 휠체어 보행로를 설치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식이죠. 이 과정에서 수학 개념 뿐 아니라 휠체어의 원리 등에 대해 알게 됩니다.”
 
지난달 제주도에 있는 국제학교 브랭섬홀아시아(Branksome Hall Asia·BHA)를 졸업한 이모(19)양은 “학교 수업을 통해 통합사고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양은 2013년 서울지역의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최근 BHA에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이양은 “BHA의 수업은 한국 학교처럼 국어·사회·수학·미술 등의 과목을 따로따로 배우는 게 아니라 과목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게 특징”이라며 “이 과정에서 지식을 활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구·제주교육청이 국제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를 한국어화해 공교육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모든 학년에 IB를 도입한 BHA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대구교육청은 2022년까지 초·중학교 3곳과 고등학교 3곳에 IB를 도입할 계획이고, 제주교육청은 올해 하반기에 고교 한 곳을 시범학교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중3 자녀를 둔 김모(50·서울 강남구)씨는 “IB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었는데 공교육에 도입된다고 하니 반갑다”면서도 “한국 교육에 제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IB는 스위스의 비영리 교육재단 IBO가 운영하는 교육과정으로 외교관이나 해외 주재원 부모를 따라 모국이 아닌 여러나라에서 교육받는 자녀를 위해 개발됐다. 지난 3월 기준 세계 153개국 5288개 학교에서 운영 중이고, 미국 아이비리그 등 세계 주요 대학에서 학생 선발 시 반영하고 있다. 대부분 수업이 토론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평가도 논술형으로 치러진다.
 
IB의 가장 큰 특징은 과목 간 통합·연계다. 초등학교를 예로 들면 국어시간에 나비를 주제로 시를 써본 후, 생물시간에 나비의 생애를 배우고, 미술시간에 나비를 그려보는 식이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주제로 발전한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재생가능 에너지’를 배울 때 과학수업에서는 지구온난화 발생 원인을 알아보고, 사회에서는 온실가스의 경제·사회·정치적 영향 등을 살펴본다. 최화영 BHA 11학년 부장은 “교사는 기본적인 이론만 제공하고, 학생 스스로 문제와 답을 찾도록 유도한다”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 창의력 등을 기른다”고 설명했다.
 
BHA의 이런 교육은 대학진학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졸업생 전체(70여명)가 코넬대·브라운대와 같은 미국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를 비롯해 QS(세계대학평가기관)가 선정한 세계 100대 대학으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았다. 졸업생의 IB고교과정 평가의 평균 점수는 36.2점(45점 만점)으로 세계 평균(29점)보다 높고, 영어·한국어 등 이중언어 학위수료자도 93%로 세계 평균(23%)의 4배가 넘는다. 신디 럭 BHA 교장은 “최근 IB 커리큘럼에 대한 문의가 많아져 14, 15일 부산과 서울에서 열리는 입학설명회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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