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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공유차량 기사는 정규직…택시기사에도 열린 문

독일 택시협회가 만든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 ‘택시 EU(taxi.eu)’. [베를린=김도년 기자]

독일 택시협회가 만든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 ‘택시 EU(taxi.eu)’. [베를린=김도년 기자]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인터뷰 장소까지 가기 위해 ‘택시EU(taxi.eu)’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다. 이 앱은 독일 택시협회가 만들었다. 우버 등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진입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사용 방식은 지도에서 출발지·목적지를 설정한 뒤 호출 버튼을 누르면 된다. 독일에는 이 앱과 함께 대기업 다임러가 투자한 ‘마이택시(My taxi)’ 앱이 널리 쓰인다. 이 둘은 경쟁 관계다. 택시기사 율리안 베커는 “마이택시 대신 택시 사용해 줘 고맙다”며 “조만간 대기업의 택시 서비스 시장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일 택시업계에도 ‘플랫폼 전쟁’이 한창이다. 독일 택시기사들의 불만은 한국의 승합차 공유 서비스 ‘타다’나 승차공유(카풀) 서비스에 대한 국내 기사들의 불만과 비슷했다. 이곳에서도 새로운 서비스 등장에 따른 일자리 불안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독일 기사들이 드는 사례가 있다. ‘플릭스버스(FLiXBUS)’다. 이 회사는 2013년 독일에서 설립된 시외버스 운송 업체다. 초기에는 중소 버스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버스 예약 서비스 제공에 그쳤지만, 2017년 기준 26개국 1400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전형적인 플랫폼 기업 방식으로 운영한다. 버스 기사들은 플릭스버스에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 형태로 일하고 플릭스버스는 소비자와 버스 기사를 연결하는 역할만 한다. 플릭스버스는 시외버스 서비스에 이어 지난해부터 기차 예약 서비스 ‘플릭스트레인’도 출시했다. 잉마르 쿵프만 독일 연방노동조합협회(DGB) 박사는 “플릭스버스에 소속된 기사들은 노동자가 아니다 보니 노동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이나 법정 근로시간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플랫폼 기업 확산으로 불안정 일자리가 늘고 있지만, 이를 막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택시업계와 ‘상생’ 위해 운행 차량을 스스로 제한하는 차량 공유기업 클레버셔틀. [함부르크=김도년 기자]

택시업계와 ‘상생’ 위해 운행 차량을 스스로 제한하는 차량 공유기업 클레버셔틀. [함부르크=김도년 기자]

독일의 차량 공유 회사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속속 시장 진입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베를린·함부르크 등 독일 7개 도시에 택시 합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클레버셔틀(Clever Shuttle)이다. 2014년 3명의 청년이 설립한 이 스타트업은 5년 만에 운전기사 1500명을 고용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들이 택한 시장진입 전략은 ‘상생’이다. 택시기사의 일자리 불안 해소를 위해 모든 기사를 정규직으로 고용한다. 모든 기사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등 일반 택시회사보다 기사들의 복리후생 수준도 높였다. 또 기존 택시회사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도시당 차량 운행 대수를 제한했다. 베를린에선 150대, 함부르크에선 50대만 운영하는 식이다. 독일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도 올해 상반기 이 같은 방식으로 ‘모이아(Moia)’라는 차량 공유 회사를 설립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독일식 모델은 택시와 차량 공유 업계가 한 치의 양보 없이 마주 보고 달리는 한국이 벤치마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비오 아들라스닉 클레버셔틀 선임 매니저는 “기존 택시회사의 시장잠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차량 공유 서비스로 운행할 수 있는 차량 대수를 제한했다”며 “택시기사들에게도 기존 회사보다 후한 복리후생을 제공하다 보니 독일 전역에서 하루 평균 6명씩 운전기사로 합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를린·함부르크=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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