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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포에버21은 중국에서 왜 망했나

포에버21(Forever21, 이하 ‘포에버21’), 중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 봤을 패스트패션(Fast Fashion) 브랜드다. 패스트패션이란, 소비자의 기호를 즉시 파악해 유행에 따라 빠르게 바꿔 내놓는 의류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스페인의 자라(ZARA), 미국의 갭(GAP), 스웨덴의 H&M, 일본의 유니클로(UNIQLO) 등이 있다.
왼쪽부터 포에버21 로고와 매장 모습 [출처 바이두백과]

왼쪽부터 포에버21 로고와 매장 모습 [출처 바이두백과]

포에버21은 미국의 한국계 이민자 부부가 창업해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고 중국에도 진출하여 한 때 큰 인기를 얻는 듯 보였다. H&M, 유니클로 못지 않게 중국에서 잘 나갔는데 상하이의 메인 쇼핑 거리인 난징동루(南京东路)에 크게 자리잡아 멀리서도 간판이 훤히 보일 정도였다. 이렇게 잘 나가는 듯 했던 포에버21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미 매장을 비운 포에버21 톈진(天津)점 [출처 소후닷컴]

이미 매장을 비운 포에버21 톈진(天津)점 [출처 소후닷컴]

지난 4월 29일, 포에버21은 중국 공식 홈페이지와 징둥닷컴(京东), 톈마오(天猫) 등에서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창고정리 세일이 진행되었다. 포에버21의 이러한 동향을 가리켜 업계에서는 ‘중국에서의 퇴각 전조’인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했고 실제로 난징(南京)의 2개 점포는 이미 5월 6일 문을 닫았다.
 
중국에서 발을 빼는 듯이 보이는 포에버21과는 달리 중국에 있는 다른 패스트 패션의 실적은 비교적 좋다. 2019년 상반기 기준, 유니클로(UNIQLO)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사의 중국 내 수익과 이윤은 여전히 2자리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내륙시장에서는 20%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자라와 H&M의 수익은 전반적으로 실적 둔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매장 증가율은 지속되고 있다. 2018년 기준, ZARA의 모기업 인디텍스(INDITEX) 산하 브랜드 매장 수는 총 580개에 달하며, H&M은 중국 153개 도시에 총 465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포에버21는 중국에서 퇴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일까?
'포에버21'이 중국에서 발 빼는 이유
원인 1. 빠른 중국 진출, 잘못된 선택
중국에서 2018년 기준, 패스트패션 브랜드 3위, '유니클로(UNIQLO)' [출처 유니클로 중국 공식 홈페이지]

중국에서 2018년 기준, 패스트패션 브랜드 3위, '유니클로(UNIQLO)' [출처 유니클로 중국 공식 홈페이지]

포에버21은 다른 패스트패션 브랜드에 비해 일찍 중국 시장에 진출하였다. 2008년 중국에 진출한 포에버21은 출발지로 장쑤(江苏)성을 선택했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장쑤성은 중국에서 패스트패션이 흥하던 지역이 아니었다. 이에 비해 유니클로, 자라, H&M 등은 중국에서 패스트패션이 유행하는 상하이(上海)와 같은 1선 도시에 진출하여 큰 성공을 거뒀다. 지역 선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실제로 얼마 후 장쑤성에 위치한 1호점은 문을 닫았다. 이후 지속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다가 2011년, 자라와 H&M 등에 앞서 중국 포에버21 공식 홈페이지와 톈마오(天猫)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온라인 상점만으로는 부족했고, 전략을 바꿔 ‘오프라인 지점 확장’을 적극적으로 시작했다.
 
원인 2. 한발 늦은 대도시 중심의 확대 전략, 시장 선점 실패
왼쪽부터 H&M 패션 스타일 [출처 H&M 중국 공식 홈페이지] / 자라(ZARA) 패션 스타일 [출처 자라 중국 공식 홈페이지] 해당 두 브랜드는 중국 패스트패션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왼쪽부터 H&M 패션 스타일 [출처 H&M 중국 공식 홈페이지] / 자라(ZARA) 패션 스타일 [출처 자라 중국 공식 홈페이지] 해당 두 브랜드는 중국 패스트패션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포에버21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지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고, 홍콩 플래그십 스토어를 시작으로 베이징 유명 쇼핑몰인 APM, 상하이의 쇼핑거리 난징둥루(南京东路)에 대규모로 입점했다. 그러나 중국 패스트패션 시장은 이미 유니클로, 자라, H&M 등이 장악하였고, 내륙의 또 다른 1선 도시로의 진출은 쉽지 않았다. 내륙 1선 도시에서 포에버21의 3번째 지점은 2013년이 되어서야 선전(深圳) 지역에 겨우 입성할 수 있었고, 그 후에는 우한(武汉), 항주(杭州) 등 2선도시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원인 3. 경쟁력 없는 ‘저가 전략’, 빠른 후퇴
포에버21은 느릿느릿했던 점포 확장에 비해 퇴각 속도는 빠르다. 지난 2년동안 홍콩(香港), 톈진(天津), 항주(杭州), 베이징(北京), 충칭(重庆), 시안(西安), 타이완(台湾) 지점 등의 매장을 닫았으며 홈페이지 내에 소개된 매장 중 단 11개 지점만이 남았다. 오프라인 매장의 처참한 패배에 이어 온라인상점도 몇 년간 부진함을 경험하고 있었다. 포에버21는 톈마오에서 7년간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는 동안 겨우 491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했으며, 징둥에서는 단 14.7만 명을 보유했다. 이에 반해 톈마오에 입점한지 1년 만에 H&M은 무려 765만 명의 팔로워를 얻었다.
 
게다가 그들이 내세운 ‘저가전략’에 비해 ‘그저 그랬던’ 품질은 소비자가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톈마오에서 포에버21의 상품 중,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의 수가 겨우 1,000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스토어에 가성비 넘치는 왕홍 패션 상품이 줄줄이 등장하는 데 굳이 흔한 스타일에 품질도 보통인 상품을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원인 4. 떠오르는 중국 토종 패스트패션 브랜드
어반 레비보(UR)의 패션 스타일 [출처 UR中国 공식웨이보]

어반 레비보(UR)의 패션 스타일 [출처 UR中国 공식웨이보]

‘중국 토종 브랜드의 등장’ 역시 포에버21이 발을 빼는 이유 중 하나이다. 단지 ‘짝퉁 패션’일 것만 같았던 중국의 패션 브랜드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퀄리티를 갖춰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산 패션 브랜드 중 어반 레비보(URBAN REVIVO; UR)는 파리지엔느 스타일의 모던한 패션을 선보이며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명품의 비싼 소재를 대체할 합리적인 소재를 찾아 미니멀한 디자인과 무난한 색깔을 결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스타일’을 추구하는 요즘 트렌드에 딱 맞는 브랜드 스타일이랄까.
중국 브랜드 리서치 기관 CNPP와 china-10.com이 함께 조사·분석한 패스트패션 브랜드 순위 [출처 CNPP]

중국 브랜드 리서치 기관 CNPP와 china-10.com이 함께 조사·분석한 패스트패션 브랜드 순위 [출처 CNPP]

2019년 기준, 브랜드 리서치 기관 CNPP와 china-10.com이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서 잘 나가는 10대 패스트패션 브랜드는 위와 같다.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자라, 유니클로, H&M가 상단에 있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어반 레비보(UR), Hotwind, MJstyle과 같은 중국 본토 브랜드의 약진이다. 주춤하는 패스트패션 업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들은 포에버21과 같은 외국계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탑브랜드의 자세
사실 패스트패션 업계는 전반적으로 쇠퇴하고 있다. 패스트패션은 한때 90허우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트렌드와 90허우 소비행태의 변화로 차츰 외면 당하고 있으며,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00허우는 개성이 강하고 독특한 것을 추구한다. 이들은 트렌드를 한층 빠르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 체험을 중시하여 천편일률적인 특징을 가진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낫다. 이에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위기를 넘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어떻게 하고 있는 걸까?
중국 선전(深圳)과 베이징(北京)에 오픈한 무인양품 호텔(MUJI HOTEL) [출처 MUJI HOTEL 공식 홈페이지]

중국 선전(深圳)과 베이징(北京)에 오픈한 무인양품 호텔(MUJI HOTEL) [출처 MUJI HOTEL 공식 홈페이지]

무인양품(無印良品, MUJI)은 패스트패션을 포함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한국과 중국에 진출해 있다. 무난한 디자인의 옷과 생활용품만 팔 것 같은 무인양품이 최근 변신을 꾀했다. 브랜드의 본고장인 일본에는 물론, 중국 선전(深圳)과 베이징(北京)에도 호텔을 지었다. 일본보다 앞서 중국의 선전과 베이징에 오픈한 이 호텔은 중국 현지인과 외국인 여행객들 모두에게 깔끔한 인테리어로 사랑 받고 있다. 이처럼 중국 시장에 야심차게 진출한 후, 위기를 넘기지 못한 브랜드와 새로운 시도로 돌파구를 찾는 브랜드의 차이는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우리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글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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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