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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 살해뒤 표백제 환불한 고유정 "시체 옆에 있어 찝찝"

고유정이 지난 28일 범행 이후 제주시내 마트에서 샀던 물품을 환불받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고유정이 지난 28일 범행 이후 제주시내 마트에서 샀던 물품을 환불받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고유정(36)이 범행 이후에 쓰고 남은 물품을 환불하는 등 평소 같은 생활을 이어갔던 모습이 포착됐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10일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한 이후 남은 물품을 제주시내 모 마트에서 환불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오후 3시 25분쯤 고유정이 마트에서 범행 과정에서 쓰고 남은 물품을 환불하고 빠져나가는 장면이 담겨있다. 

지난달 28일 제주떠나기 전 돈 돌려받아
범행 저지른 후에도 평상심 유지한 정황
지난달 22일과 다르게 손에 하얀붕대 매

 
이날은 고씨가 제주~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간 날이다. 고씨는 사건 발생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께 제주시내 같은 마트에서 흉기와 표백제, 부탄가스, 고무장갑 등을 구입했다. 고씨가 다시 마트에 나타난 이달 28일에는 22일에 찍혔던 모습과는 다르게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 물건들이) 시체 옆에 있었으니 찝찝해 환불했다”고 진술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고유정이 엄청난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도 남은 물품을 반납해서 환불까지 받은 행동을 한 것으로 볼 때 당시 평정심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놀라운 평정심은 죄책감이라든지 후회, 괴로움을 느끼는 공감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통 사람이라면 사람을 죽인 사실에 매몰돼 뒤처리할 여유도 없었을 텐데, 고유정의 행동은 일반인과 큰 차이가 있다”며 “고유정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분노라든지 폭력성이 잔혹한 범죄에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피의자 고유정은 여전히 우발적 살인이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남편이 성폭행하려 했고, 이를 막기 위해 수박을 자르러 산 칼을 이용해 우발적으로 일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고유정은 지난 27일 오후 살해한 남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신의 전화에 ‘성폭행 하려한 것 미안하고, 고소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행동이 전 남편이 그때까지 살아있었다는 가짜 증거 등을 만들 목적으로 보고 있다. 철저히 계획된 완전범죄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고씨가 강씨를 만나기 전 ‘니코틴 치사량’ ‘살인 도구’ 등을 다수 검색하고 미리 흉기를 준비한 점도 계획범죄임을 보여주는 증거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쯤 제주 시내 한 마트에서 고씨가 식칼과 표백제, 고무장갑, 세제, 청소용 솔 등을 구매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CCTV)를 공개했다. 고유정이 지난달 18일 청주에서 제주로 올 때 흉기를 가지고 온 점도 계획범으로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얼굴 공개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최충일 기자

얼굴 공개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최충일 기자

180㎝의 전 남편보다 작은 체격(160㎝)의 고유정이 어떻게 남편을 제압했는지도 의문이다. 경찰이 애초 약독물 살해 가능성을 높게 본 이유다. 하지만 검사 결과 피해자의 혈흔에서 약독물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범행 수법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혈흔으로 약독물 존재 여부를 제대로 판별하려면 양이 충분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국과수에서 재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3월 2일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고씨의 네 살배기 의붓아들이 숨진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하고 있다. 숨진 아들은 현 남편 A씨가 전처 사이에서 낳은 자녀다. 고씨와 재혼한 남편은 모두 제주도 출신이다. A씨는 제주도 친가에 살던 아들을 지난 2월 28일 청주로 데려왔다. A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자고 일어나 보니 아이가 죽어 있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사인을 조사한 경찰은 최근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를 받았다. 그러나 뚜렷한 타살 혐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경찰은 이 사건이 고씨의 범행동기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 관계자는 “고씨의 의붓아들이 숨진 원인을 밝히기 위해 추가 조사를 벌였다”며 “사건 당일 고씨 부부의 행적을 어느 정도 파악한 상태”라고 말했다.  
 
제주·청주=최충일·김준희·최종권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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