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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질병 등재, 게임 산업과 관계없다” 5개 의학회 지지 성명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며 국내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포토]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며 국내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포토]

국내 5개 의학회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사용장애(Gaming Disorder) 질병 분류에 대해 지지하는 성명서를 냈다. 이들 단체는 "‘게임사용장애’가 질병으로 등재된다고 해서 대다수의 건강한 게임사용자를 잠재적 환자로 낙인 찍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ㆍ대한신경정신의학회ㆍ대한예방의학회ㆍ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ㆍ한국역학회는 10일 성명서 내고 “WHO 회원국 총회에서 게임사용장애가 포함된 ‘국제질병분류체계(ICD) 11판’이 만장일치로 승인된 것을 지지한다”며 “소모적 공방을 멈추고 국내 적용절차를 차분히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5월 WHO는 ICD 제11판을 승인하면서 정신건강 영역에 ‘행위중독’ 분야를 포함하고, 그 안에 게임사용장애를 처음으로 등재했다. 새로 등재된 질병코드는 2022년 1월부터 발효된다.
단체들은 “우리 5개 학회는 지난 5월 회원국 총회를 통해 세계보건기구가 새로운 국제질병분류 체계에 게임사용장애를 포함한 것은 게임의 중독적 사용이 야기한 기능손상에 대한 건강서비스 요구를 반영한 적절한 결정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새로운 건강문제에 대한 진단체계 등재가 본질이다. 그런데도 게임업계와 일부 정부 부처 등에서 본질과 무관한 게임과 게임산업 가치 찬반의 흑백논리로 몰고 있다. 이런 소모적 공방을 주도하고 있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5개 의학회는 “WHO의 결정은 게임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일상생활 기능 손상이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또 보건의료계의 공식적이고 책임있는 대응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수많은 전문가와 소비자의 요구에 대한 반응이다”라며 “WHO는 6개 지역 협력센터와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통해 2014년부터 ‘디지털기기 및 콘 텐츠의 과사용과 관련된 새로운 건강문제’를 인지하고, 이에 대한 뇌신경, 건강이상, 역학 연구 결과와 임상사례를 수집하여 질병개념화를 검토했다. 그 결과 관련 위원회는 게임의 과사용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기능이상의 형태를 ‘게임사용장애’로 진단체계에 포함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위 중독으로서 ‘게임사용장애’는 복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정신행동장애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대다수의 건강한 게임사용자를 잠재적 환자로 낙인찍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게임사용장애는 도박장애, 알코올사용장애와 같이 뇌 도파민 회로의 기능 이상을 동반하며 심각한 일상생활 기능의 장애를 초래하는 실제 존재하는 질병상태다. 따라서 효과적인 건강서비스가 제공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히 두뇌 발달 과정에 있는 소아청소년기는 이러한 중독문제로 인하여 언어 발달, 학업, 놀이, 교우관계에서 균형잡힌 성장과 발달이 저해되는 폐해가 크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게임사용장애 진단체계 적용은 게임중독에 따른 건강문제를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방식으로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로 인한 건강문제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 효과적으로 개입하려하는 보건의료분야의 필수적 역할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개 의학회는 “최근 게임업계, 게임친화적 매체, 게임업계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일부 학계 등을 통해 주장되고 유포되는 WHO 결정에 대한 비판은 왜곡된 사실관계와 극단적 과장 등에 근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의학적 도움을 필수로 하는 다수의 게임사용장애 당사자와 가족이 치료의 기회를 놓치고 증상이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건강을 최우선에 둬야 할 정부부처가 게임업계의 이익을 더 대변하고, 보건의료분야의 전문성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내고 있는 점은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WHO의 결정은 50여개의 장기추적연구와 1000 편 이상의 뇌기능연구 등 확고한 과학적 근거에 의해 제안된 것으로, WHO의 결정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무모한 비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진단 지침에 제시된 3가지의 병적인 게임사용패턴은 모호한 주관적 기준이 아니고,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행위중독의 핵심개념으로 활용되고 있는 의학적 개념이다. WHO가 정의한 게임사용장애은 일상생활 기능의 ‘심각하고 유의미한 손상’을 진단의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최신 의학적 근거를 인정하지 않는 게임업계는 비상식적 주장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건강보호라는 최우선의 대의를 위해 부처간 불협화음을 즉각 조정하고, 게임의 중독적 사용으로 사회적 기능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진단과 치료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게임사용장애로 인한 국민 건강 피해의 규모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전국실태조사를 수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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