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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승진 대가로 10억대 금품 수수 …부산항운노조 간부 등 31명 기소

부산항운노조 사무실. [연합뉴스]

부산항운노조 사무실. [연합뉴스]

국내 항만 물동량 1위인 부산항에서 인력 공급권을 독점한 부산항운노조가 조직적 채용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운노조 전 위원장인 김모(53)를 비롯한 16명은 채용과 승진 대가로 총 10억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나머지 15명은 불구속기소 됐다.  
 
10일 부산지검 특수부에 따르면 지난 2013년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6년간 부산항운노조 위원장으로 있던 김씨는 채용 비리는 물론 각종 이권에 개입해 왔다. 김씨는 근무여건이 좋은 신항에 자신의 친·인척은 물론 노조 간부의 친·인척을 취업시키기 위해 105명을 조합원인 것처럼 속이고 신항 업체에 허위 추천했다. 항운노조가 추천하는 사람들을 신항 업체가 채용하도록 규정돼 있는 단체협약의 맹점을 노렸다. 그 결과 근무여건이 열악한 북항에서 근무하던 조합원들이 신항으로 전직하는 기회를 잃는 피해를 봤다. 
   
김씨는 조합원의 연금보험을 자신의 아내가 일하는 보험회사에 가입하도록 해 수당 4098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김씨는 노조 전임자의 급여를 중복 수령하는 수법으로 8441만원을 챙겼다. 김씨는 부산항 터미널운영사와 조합원의 임금협상 시 터미널운영사에 유리하도록 협조한다는 조건으로 뒷돈 1500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자신이 위원장으로 취임하던 2013년 자신의 조카를 항운노조 지부장으로 앉혔다. 지부장인 A씨(55)는 김씨와 함께 신항 업체채용 비리를 저지르고, 노조 전임자 급여를 중복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친형인 B씨(57)는 일용직 공급업체 대표를 맡으면서 3년간 일용직 노무공급을 독점해왔다. B씨는 터미널운영사에 일용직 근로자를 공급하면서 3.5%의 수수료를 받았다. 그 결과 B씨가 운영하는 회사는 설립 2년만인 2018년 연 매출 200억 원대의 업체로 급성장했다. B씨는 20여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법인자금 50억원을 빼돌리고, 터미널운영사와 항운노조 간부에게 7억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9년부터 1년 4개월간 부산항운노조 위원장을 맡았던 C씨(71)는 채용과 승진 청탁 대가로 총 4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3회에 걸쳐 채용 청탁을 받고 5000만원을 챙겼다. 또 승진을 원하는 조합원 8명에게 총 2억9800만원을 받고 승진시켜준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그는 정년 연장을 바라는 측근의 부탁을 들어주며 7000만원이 넘는 차량을 선물 받기도 했다.
부산항 4부두에서 항운노조 조합원들이 선적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항 4부두에서 항운노조 조합원들이 선적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 항운노조의 취업 비리는 1981년 노조가 생긴 뒤 끊이지 않고 있다. 항운노조가 다른 산업 분야의 노조와 달리 노동조합에 가입해야 부두에서 일할 수 있는 클로즈드 숍(closed shop)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노조 간부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부산항운노조는 정조합원 7695명, 임시조합원 2521명으로 전국 항운노조 중 가장 크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2005년 검찰의 대규모 수사 이후에도 취업, 승진 비리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며 “수사결과를 감독기관인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통보하고 실효적인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항운노조는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안 마련에 나섰다. 부산항운노조 노우진 홍보부장은 “노조 위원장에게 집중된 인사 권한을 분산시키고 인사위원회가 독립적으로 기능하도록 했다”며 “일용직 공급업체 문제는 노사정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현재 논의 중이다. 해결방안을 찾아 개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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