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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건 택시건 무슨 상관인가요? 손님만 좋으면 그만이지"...웨이고 만든 김재욱 타고 솔루션즈 부사장

웨이고가 시장을 바꾸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정부가 가격을 정하는 시장에서 스스로 가격을 정했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어요. 웨이고는 다음 혁신의 씨앗이 될 겁니다.
 
지난 5일 만난 김재욱 타고솔루션즈 부사장은 웨이고 택시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택시 회사 태평운수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월급제와 강제배차로 승차거부 없는 프리미엄 택시 '웨이고 블루'를 만들며 택시 업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오는 7월 열리는 폴인 스터디 '넥스트 리더 인 모빌리티'에서 '앙시앙레짐(ancien régime·구체제)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조건'을 주제로 강연을 부탁한 이유다. 
 

태평운수 대표이자 타고솔루션즈 부사장인 김재욱 대표가 웨이고 론칭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김대원 폴인 에디터

태평운수 대표이자 타고솔루션즈 부사장인 김재욱 대표가 웨이고 론칭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김대원 폴인 에디터

 
웨이고 블루는 기존 택시와 차별점이 뚜렷한데요, 웨이고 택시 서비스가 나오게 된 배경은 뭔가요. 
사실 택시 시장의 혁신이 일어나지 못하는 건 가격(요금)과 총량제 때문입니다. 정부가 택시의 총량도 정하고 가격도 정합니다. 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만나서 가격을 정하는 건데, 공급과 가격이 통제되는 거죠. 공급자가 이 두 가지를 조절할 수가 없어요. 이걸 깨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법을 집요하게 들여다본 끝에 사문화된 조항을 찾아내 웨이고 택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격과 총량을 깨지 못했다는 점에선 웨이고도 마찬가지예요. '부가서비스 요금'이라는 명목의 추가 요금을 받은 것뿐이죠. (※웨이고는 3000원의 부기서비스 요금을 받는다)
 
택시가 추가 요금을 받는 건 불법 아닌가요?
불법이죠. 하지만 '구멍'을 찾았어요. 여객사업자운수사업법을 보면 여객자동차운송가맹사업 조항이 있어요. 택시 프렌차이즈업이 가능하도록 한 법입니다. 택시 프렌차이즈업을 하면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추가 요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이 조항을 발견하고 웨이고 론칭 프로젝트에 들어가자 국토교통부에서도 고마워하더군요. 기존의 제도를 없애거나 바꾸지 않고 현재 법 안에서 '혁신'을 만들어낸 거잖아요. (※실제로 지난 3월 20일 웨이고 호출 서비스 론칭 현장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
 
웨이고 호출 서비스는 택시 프렌차이즈업이군요?
'프렌차이즈 사업 방식을 통해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가격을 올린다'는 방법은 찾았지만, 이 과정은 순탄치가 않았어요. 가맹사업 인가를 받고 가맹점주를 모으는 게 상식인데, 운수업의 경우 가맹점주를 모아와야 가맹사업 인가가 나오는 겁니다. 택시 기준으로 4000대를 모아야 했는데, 인가도 없는데 어떤 택시업체가 복잡한 약관에 사인하겠습니까? 사업의 기본은 아무 데나 사인하지 않는 건데 말입니다.
 
왜 순서가 거꾸로 돼 있었던 겁니까?
카카오 택시 서비스가 론칭하기 전엔 전화로 콜을 받던 업체(콜센터)가 많았어요. 가맹 사업이 가능하도록 한 조항은 콜센터들을 법의 테두리 안에 집어넣기 위해서 만든 거였어요. 법과 제도라는 게 이런 게 많습니다. 어떤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 넣다 보니 나중에 다른 상황에서 그 조항이 독소 조항이 되는 거죠.
 
그런데도 웨이고는 시장의 가격을 바꾸었습니다.
한 가지 더 있어요. 택시는 제품 외형도 규제를 받아요. 서울 시내 모든 법인 택시는 꽃담황토색이어야 합니다. 소비자가 태평운수 택시를 타고 서비스에 만족했어도 길가에서 그 택시를 발견해서 탈 수가 없는 구조에요. 제가 프랜차이즈 사업방식을 통해서 반드시 바꾸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저 외형이었어요.
 
지난 3월 20일 론칭한 웨이고 택시. 꽃담황토색의 기존 서울 택시와 달리 흰색과 파란색으로 칠했다. [중앙포토]

지난 3월 20일 론칭한 웨이고 택시. 꽃담황토색의 기존 서울 택시와 달리 흰색과 파란색으로 칠했다. [중앙포토]

 
김 대표는 십수 년 동안 사문화되어 있던 조항을 들춰내 1년간 정부부처와 택시업체들을 찾아다닌 끝에 지난 3월 웨이고를 론칭했다. 그 '내공'의 기원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카오택시 앱 서비스가 등장할 당시 9000 대의 택시를 모아 카카오 콜을 받는 ‘카카오택시’로 운행하게 했고, 같은 해 카카오 블랙이 론칭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타다' 서비스 기획 당시 쏘카 측으로부터 "택시업계를 끌고 들어와 달라”는 요청도 받았다고 한다.
 
타다가 열풍인데, 타보셨나요?
깨끗한 차, 친절한 기사 같이 소비자 경험 측면에서 보면 분명 혁신적이더군요. 하지만 택시업계 몸을 담은 사람으로서 부러운 측면이 있어요.
 
무슨 말인가요?
타다는 렌터카를 빌려서 인력업체로부터 기사를 공급받아 운영합니다. 타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을 늘릴 수 있지만, 택시업체는 허가받은 차량 이상으로 늘릴 수 없어요. 기존 택시 번호를 말소해야 새 차량을 공급할 수 있어요. 차량이 늘면 기사도 늘어야 하는데 타다는 인력업체를 통해 언제든 늘리고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택시업체는 그렇게 하질 못해요. 새로 채용할 기사가 택시 면허를 받는 데만도 최소 두 달이 걸리죠. 기존 택시 업체 입장에선 이런 게 다 제약입니다. 하얀 번호 판(렌터카) 건 노란 번호 판(운수업체 택시)이건 무슨 상관인가요. 손님만 좋으면 되는 건데요.
 
타타는 운수사업을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차량을 기사를 함께 빌려주는 식으로 접근한 겁니다.
규제를 피하려는 건데, 십분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운수사업자기 때문에 그렇게조차 할 수 없다는 게 답답합니다. 제가 사문화된 조항을 끄집어내 프렌차이즈업이라는 방식으로 문제를 푸는 건 그래섭니다.
 
타다 등장 이후 후진적인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는데요.
택시가 타다처럼 어떤 택시를 타도 친절하고 깨끗하다는 경험을 주지 못한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1000대의 타다와 25만대의 택시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어요. 25만 대의 품질을 관리하는 것과 1000대를 관리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에요. 이 문제는 궁극적으로 가격을 시장에 맡기면 해결될 수 있어요. 높은 가격대의 고급 택시와 서비스는 낮지만, 가격 경쟁력이 택시로 분화될 테니 말입니다. 타다도 택시보다 20% 정도 비싸죠.
 
택시 기사와 타다 측이 대립하고 있는데요, 혁신의 비용을 사납금에 시달리는 택시 기사가 다 짊어진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사납금 제도가 나온 맥락을 이해해야 합니다. 택시 기사는 외근직이잖아요. 완전 월급제의 경우 나가서 내내 놀다가 월급만 가져가는 '도덕적 해이'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사납금입니다. 차량 유지와 보수, 보험, 인건비 등 기본 운영비를 사납금으로 회사에 내고 나머지는 기사가 가져가는 일종의 '인센티브 방식'입니다. 사납금이 지나치게 높아 기사의 수입가 낮다면 가격 등과 연동해 풀어야 할 문제지만, 사납금 자체가 악의 축은 아니에요.
 
김 대표가 앙시앙레짐 안에서 험난한 '혁신의 길'을 가는 건 "택시가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게 안타까워서"다. '모빌리티'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택시인데, 택시는 '혁신적인' 모빌리티의 대척점으로 매도당하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앙시앙레짐에서 혁신을 만든 회사로 삼진어묵을 이야기하는데, 만약 정부가 어묵은 이런 모양으로 만들고, 가격은 얼마로 하되 몇 년간 절대 올리지 말고, 치솟은 인건비랑 임대료는 대출받아서 해결하라고 했다면 어묵 베이커리로 유통을 혁신할 수 있었을까요? 택시 시장은 그보다 훨씬 어려운 시장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방법을 찾아야죠."
 
'차 떼고 포 뗀' 상황이지만 꾸준히, 그리고 적잖은 변화를 만들고 있는 김 대표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노하우는 폴인 스터디 '넥스트 리더 인 모빌리티'에서 더 들을 수 있다. 참여 신청은 폴인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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