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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경 넘는 이민자의 '착한 사마리아인', 징역 20년형 위기

국경장벽이 세워지고 있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국경장벽이 세워지고 있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인도주의자인가, 중범죄자인가?”

허프포스트는 이민자를 도운 혐의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스콧 대니엘 워런(37)을 두고 이같이 표현했다. 미국 이민자구호단체 ‘노모어데스(No More Deaths)’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워런이 지난해 1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온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이민자 2명에게 물과 음식, 숙소를 제공해 징역 20년에 처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민자 도운 37세 청년, 최대 징역 20년
유엔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은 범죄가 아냐"
가디언 "트럼프 행정부의 상징적 조치"

로이터는 지난 5일(현지시간)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며 불법 이민자를 숨기고 이들의 이동을 도와준 혐의로 워런이 최대 징역 20년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 불법 이민자를 돕는 행동이 구호활동인지 불법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UN 전문가들 "구호활동은 범죄아냐"
미국 구호단체 '노모어데스(No More Death)'는 미국-멕시코 국경지대에 이민자들의 탈수를 막기 위해 물병을 가져다 놓는 활동을 한다. [사진 노모오데스 홈페이지]

미국 구호단체 '노모어데스(No More Death)'는 미국-멕시코 국경지대에 이민자들의 탈수를 막기 위해 물병을 가져다 놓는 활동을 한다. [사진 노모오데스 홈페이지]

워런이 자원봉사를 한 단체 노모어데스는 지난 2004년 설립됐다. 이들은 주로 미국-멕시코 국경지대에 음식과 물을 가져다 놓는 활동을 한다. 국경을 넘어 이 지역을 지나가는 이들이 언제든 먹을 수 있도록 국경지대에 구호품을 비치해두는 것이다. 스페인어로 물을 뜻하는 '아구아(Agua)'라고 적힌 물병은 이 단체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노모어데스가 이런 활동을 하는 건 아리조나 국경지대 있는 사막을 지나면서 탈수 등으로 목숨을 잃는 불법 이민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디펜던트는 "애리조나주 피마 카운티가 지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이 사막지대에서 시신 2800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물론 워런의 경우는 조금 특수하다. 워런은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지난해 1월 이틀 동안 사막을 걸어온 굶주린 이민자 2명이 자원봉사자들이 사용하는 창고에 도착해 그들에게 물과 음식을 줬다"며 "그들이 창고에서 이틀 동안 쉬고 떠나려고 할 때, 국경 수비대가 이민자들과 나를 체포했다"고 말했다. 워런이 재판에 넘겨진 사이 이민자 2명은 조사를 받고 본국으로 추방됐다.
 
워런의 변호사는 지난달 26일 연방지방법원(애리조나주 투싼)에서 진행된 공판에서 "워런은 법적인 행동과 불법 행위 사이의 경계를 잘 알고 있으며 인간적인 친절만 제공했다"며 "그는 '착한 사마리아인'"이라고 주장했다. 또 "불법 이민자를 숨겨준 게 아니라 이들에게 필요한 의학적 조치를 받게 해줬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내 이주 전문가들 역시 지난 5일 "인도주의적인 구호는 범죄가 아니다"며 "미국 당국은 워런에 대한 모든 조치를 철회하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불법 이민자들을 숨겨준 혐의"
'노모어데스'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재판에 넘겨진 스콧 대니얼 워런. [사진 노모어데스 홈페이지]

'노모어데스'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재판에 넘겨진 스콧 대니얼 워런. [사진 노모어데스 홈페이지]

반면 담당 검사는 "이 사건은 인도주의적 지원에 관한 것이 아니라 불법체류자들이 법적인 처벌을 받지 못하도록 며칠 동안 그들을 보호한 행위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시민 중에서도 워런의 행동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WP 온라인 기사에 한 미국 국민은 댓글로 "불법 이민자들에게 쉴 곳을 제공한 건 인도주의적인 구호를 넘어서 그들을 숨겨주려 했다는 것"이라며 "이민자 중에는 전과가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워런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이 계속 진행 중인 가운데 USA투데이는 "검찰은 워런의 행위를 중범죄로 보고 있다"며 "워런의 행동이 불법인지 아닌지는 배심원단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워런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상징적인 것이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이민 기조를 내세우며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넘어오는 중남미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강경책을 쓰고 있는데 벌어진 사안이란 점에서다. 
지난 7일 미국은 멕시코가 국경지대 경비를 강화해 이민자들이 더 이상 미국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하는 조건으로 당초 멕시코 수입품에 관세 5%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남쪽 멕시코 국경을 통해 불법으로 입국했다가 당국에 체포돼 구금된 이민자는 13만2887명이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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