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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거미손 이광연, 눈부신 선방쇼

이강인(가운데)이 승부차기 직전에 골키퍼 이광연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MBC 캡처]

이강인(가운데)이 승부차기 직전에 골키퍼 이광연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MBC 캡처]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이 스릴 넘치는 역전승을 거뒀다”고 했고, 미국 NBC는 “혈투(wild match)”라고 표현했다. 골키퍼 이광연(20·강원FC)이 ‘미친 선방 쇼’를 펼치며 ‘어게인 1983’을 이뤄냈다.
 

세네갈 유효슈팅 4차례 막아내
승부차기서도 날렵한 움직임
수비수 이지솔은 극적인 동점골

9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2019 U-20 월드컵 8강전. 이광연은 연장전까지 비록 3실점 했지만, 유효슈팅 7개 중 4개를 막아내면서, 최종 승부를 승부차기까지 몰고 갔다. 이광연은 승부차기에서도 슛을 1개 막아내고, 두 차례 실축을 유도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9일 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   승부차기 때 한국 첫 번째 키커 김정민이 실패하자 골키퍼 이광연이 포옹하며 다독이고 있다. [연합뉴스]

9일 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 승부차기 때 한국 첫 번째 키커 김정민이 실패하자 골키퍼 이광연이 포옹하며 다독이고 있다. [연합뉴스]

1, 2번 키커 김정민(리퍼링)과 조영욱(서울)이 연이어 실축하면서 승부의 추는 세네갈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11m 룰렛’이라 불리는 잔인한 승부차기에서도 이광연은 ‘멘털 갑’이었다. 실축한 김정민을 따뜻하게 안아줄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이광연은 2-2 상황에서는 세네갈 네 번째 키커 디아 은디아예의 슛을 막아냈다. 방향을 정확히 읽고 오른쪽으로 다이빙했다. 이광연은 유니폼의 왼쪽 가슴에 달린 호랑이 엠블렘을 입에 물면서 기뻐했다.
 
한국이 3-2로 앞선 가운데 세네갈의 다섯 번째 키커 카뱅 디아뉴는 이광연이 지킨 골문을 열지 못했다. 디아뉴의 슛은 크로스바 위로 크게 벗어났다. 이른바 ‘네가 가라 4강 슛’.
 
이광연이 9일 U-20 월드컵 세네갈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 승리를 이끈 뒤 기뻐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스페인전 승리를 이끈 이운재처럼 이광연은 이날 환한 미소를 보여줬다. [연합뉴스]

이광연이 9일 U-20 월드컵 세네갈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 승리를 이끈 뒤 기뻐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스페인전 승리를 이끈 이운재처럼 이광연은 이날 환한 미소를 보여줬다. [연합뉴스]

이광연의 신들린 선방을 펼치는 데는 막내 이강인(18·발렌시아)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이강인은 승부차기 직전 두 살 많은 선배 이광연의 양 볼을 잡고 눈을 마주친 뒤 “하면 되잖아”라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이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경기 후 이광연은 “강인이가 ‘형은 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그래서 나도 선수들에게 ‘나를 믿고 자신 있게 차라’고 했다”며 “승부차기를 할 때는 무조건 상대 선수의 눈을 보는데, 세네갈 마지막 키커가 시선을 피하더라. 자신이 없어 보였는데 골문 바깥으로 찼다”고 말했다.
 
인천대 출신 이광연은 올해 K리그1 강원에 입단해 서브 골키퍼를 맡고 있다. 키는 1m84㎝로 크지 않지만, 동물적인 순발력으로 U-20 대표팀 주전 수문장을 꿰찼다. 5경기 연속 풀타임들 뛰며 철벽 방어 쇼 펼치고 있다.
9일 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   후반 추가 시간 이지솔(4번)이 동점 헤딩골을 넣은 뒤 벤치의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 [연합뉴스]

9일 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 후반 추가 시간 이지솔(4번)이 동점 헤딩골을 넣은 뒤 벤치의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 [연합뉴스]

 
수비수 이지솔(20·대전)도 ‘언성 히어로(Unsung Hero·이름 없는 영웅)’였다. 이지솔은 0-1로 뒤진 후반 14분 페널티 지역 라인 바로 앞에서 상대에게 밀려 넘어졌다. 이지솔의 재치있는 플레이는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으로 선언됐다. 이지솔이 동점 골을 이끌어낸 셈이다.  
 
이지솔은 또 1-2로 뒤진 후반 48분 마지막 찬스에선 이강인의 왼쪽 코너킥을 머리로 돌려 넣어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렸다. 이지솔은 “강인이에게 짧게 올려달라고 얘기했다. 말도 안 되는 골이었다”며 “정정용 감독님을 믿고 뛰었다. 정 감독님의 별명은 ‘제갈용’”이라고 말했다. 제갈공명처럼 지략가란 의미다.
 
대표팀은 전세기를 타고 루블린으로 이동해 12일 에콰도르와 준결승전을 벌인다. 이광연은 “전세기를 타고 4강전에 가겠다는 꿈을 이뤘지만, 아직 꿈 하나가 남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남은 꿈은 물론 우승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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