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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신부의 지참금…보석보다 비싼 향신료 '사프란'

기자
전지영 사진 전지영
[더,오래]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4)
인도의 모든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향신료다. 인도 음식에는 다양한 향신료가 사용되는데 더운 지역에서 음식의 보존성을 높이고 입맛을 돋우기 위해 사용된다. 인도의 유명한 대표 음식인 카레에도 노란색을 내기 위해 사프란이 첨가되고 한국의 고추장, 된장, 간장같이 인도 대부분의 음식에 첨가되는 복합 향신료 마살라에도 사프란이 소량 섞여 있다.
 
사프란. 인도의 모든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향신료다. 인도 대표 음식 카레에도 노란색을 내기 위해 사프란이 첨가되고 복합 향신료인 마살라에도 소량 섞여 있다. [사진 pixabay]

사프란. 인도의 모든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향신료다. 인도 대표 음식 카레에도 노란색을 내기 위해 사프란이 첨가되고 복합 향신료인 마살라에도 소량 섞여 있다. [사진 pixabay]

 
인도에서 사용하는 마살라는 대부분 가루 형태이지만 액상의 페이스트 형태인 경우도 있다. 주로 인도 북부에서는 가루 형태를 사용하고 남부에서는 페이스트 형태를 사용한다. 한국의 장맛이 지역마다 다른 것처럼 인도도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맛에 차이가 있어 맛이 매운 지역도 있고 부드러운 지역도 있다.
 
마살라에도 종류가 많은데 매운맛이 특징인 가람 마살라(garam masala), 간식 요리 차트에 사용하는 차트 마살라(chaat masala), 채식을 주로 먹는 인도 남부지역에서 사용하는 삼바르 마살라(sambar masala) 등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인도에서 결혼은 하나의 종교의식과 같은 행사다. 인생을 살면서 출생, 장례와 함께 꼭 거쳐야 하는 절차로 생각하고 있다. 남녀가 서로 사랑해서 만나기보다는 양가(兩家)의 선택으로 신이 창조한 인간 존재로서 수행하는 의무의 일부라고 본다.
 
인도에서 결혼은 처녀의 아버지가 친지나 신문광고를 통해 신랑감을 찾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첫 번째 단계는 인도의 점성술에 의해 신랑·신부의 출생일에 맞추어 사주(四柱)를 보고 사주가 괜찮으면 신붓집에서 보낼 지참금이 합당한지 따지게 된다.
 
인도에서 결혼은 하나의 종교의식과 같다. 이는 처녀의 아버지가 친지나 신문광고를 통해 신랑감을 찾는 데서부터 시작하는데 신부 측에서는 딸을 시집보낼때 지참금으로 가장 비싼 사프란을 보내기도 한다. [사진 pixabay]

인도에서 결혼은 하나의 종교의식과 같다. 이는 처녀의 아버지가 친지나 신문광고를 통해 신랑감을 찾는 데서부터 시작하는데 신부 측에서는 딸을 시집보낼때 지참금으로 가장 비싼 사프란을 보내기도 한다. [사진 pixabay]

 
현재 인도의 형법에서는 이러한 결혼 지참금 요구가 처벌 대상이지만 수천 년 세월 동안 내려온 관습인 지참금 제도를 막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결국 신부 측에서는 화려한 결혼식과 지참금을 준비하기 위해 딸을 시집보내는 데 전 재산의 20%를 쓴다고 한다. 지참금으로는 집이나 차, 전자제품, 옷이나 가구 등도 포함하지만 향신료 중 가장 비싼 사프란을 포함하기도 한다.
 
과연 이 사프란은 어떤 향신료이길래 결혼식 지참금으로까지 사용하는 걸까?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인 사프란은 인도에서 금보다도 비싼 가격을 매긴다. 온난하고 비가 적은 곳에서 잘 자라는 붓꽃의 일종인 사프란은 유럽 남부와 소아시아가 원산이다. 한 개의 뿌리에서 자라나는 꽃송이는 2~3송이 정도 되는데 꽃 속에 있는 빨간 암술을 따서 말린 것이 사프란이다.
 
보통 1g의 사프란을 얻으려면 500여개의 암술을 말려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은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엄청난 인건비가 가중된다. 말린 사프란은 금빛 오렌지색으로 고대·로마 시대에는 왕실의 궁중의상을 황금색으로 염색하는 데 쓰였다고 한다. 사프란은 천연 염색 재료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의류와 화장품, 머리염색제 등 그 쓰임이 다양하지만 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 주로 고급요리의 향신료로 사용하고 있다.
 
사프란은 여성의 월경불순이나 냉증에 효과가 있어 월경 곤란·갱년기 장애·유산벽·자궁출혈과 백일해 등에 약으로 쓴다. 천연두를 앓거나 기력이 쇠약한 환자가 샤프란 차를 마시면 죽음에서 벗어난다고 하여 환자들에게 권유하기도 한다. 일부 상류층 여성은 차로 즐기기도 한다.
 
스페인의 파에야에도 밥을 노랗게 물들이는 데 사프란을 사용한다. 사프란은 독특한 향과 쓴맛, 쌉쌀한 맛, 단맛을 내고 은은한 향을 품고 있으며 강한 노란색을 띠고 있어 음식의 품격을 더해준다. [사진 pixabay]

스페인의 파에야에도 밥을 노랗게 물들이는 데 사프란을 사용한다. 사프란은 독특한 향과 쓴맛, 쌉쌀한 맛, 단맛을 내고 은은한 향을 품고 있으며 강한 노란색을 띠고 있어 음식의 품격을 더해준다. [사진 pixabay]

 
이런 사프란은 독특한 향과 쓴맛, 쌉쌀한 맛, 단맛을 내고 은은한 향을 품고 있으며 강한 노란색을 띠고 있어서 음식의 품격을 더해 줄 수 있다. 가격이 너무 비싸지만 10만 배로 희석해도 노란색을 띠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향신료의 여왕인 사프란은 주로 해산물이나 생선요리에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데 백포도주와 사프란을 섞어서 만든 소스는 그중에서도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노란색 색소로 치자를 많이 사용하기도 하지만 치자는 오래 조리하거나 많이 사용하게 되면 쓴맛이 나서 좋지 않다. 반면 사프란은 은은한 향과 독특한 맛을 내고 있어 더욱 고급스러운 색소이자 향신료로 여긴다.
 
스페인의 파에야에도 밥을 노랗게 물들이는 데 사프란을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쌀, 감자, 수프뿐 아니라 소스 및 빵, 버터, 치즈, 비스킷 등에서 독특한 냄새와 색을 내기 위하여 사용하고 있다.
 
인도의 신분제도나 소를 먹지 않는 종교적인 음식문화가 참으로 이질적으로 다가오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딸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같은 모양이다. 꽃송이의 암술을 하나하나 따서 정성껏 말려 사프란이라는 향신료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하루하루 정성껏 키운 딸을 값비싼 사프란을 지참금으로 챙겨서 시집보내며 딸이 시집가서 잘 살기를 바라는 인도인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전지영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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