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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서 하룻밤, 해질녘 코끼리 떼 장관

서현정의 월드 베스트 호텔 & 레스토랑
달빛이 비친 캠프 자블라니의 빌라 수영장. [사진 캠프 자블라니, 금중혁]

달빛이 비친 캠프 자블라니의 빌라 수영장. [사진 캠프 자블라니, 금중혁]

거대한 코끼리가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섬세한 ‘코 놀림’으로 지팡이를 집어 사육사의 손에 건넨다. 애교를 부리는 코끼리의 이름은 ‘자블라니(Jabulani)’.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공인구 이름으로도 친숙하다. 코끼리가 사는 곳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Kruger) 국립공원 안에 자리한 럭셔리 리조트 ‘캠프 자블라니’다.
  

남아공 크루거 국립공원 ‘캠프 자블라니’
15마리 고아 코끼리들 옹기종기
부모 잃은 아기 코뿔소들 재롱도

객실은 스위트룸·빌라 합쳐 6개
마룰라 과실주, 영양 고기는 별미

멸종위기 동물보호센터선 봉사 체험  
 
아프리카 분위기를 살린 객실. [사진 캠프 자블라니, 금중혁]

아프리카 분위기를 살린 객실. [사진 캠프 자블라니, 금중혁]

캠프 자블라니는 이 코끼리와의 인연으로 탄생했다. 캠프 주인 렌테 루디(Lente Roode)가 1997년 진흙더미에서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아기 코끼리를 발견했다. 루디는 아기 코끼리를 가족처럼 보살폈고, 자블라니라고 이름지었다. ‘자블라니’는 줄루어(남아공 공용어)로 ‘행복’을 뜻한다.
 
자블라니 이후에도 각지에서 구출해온 고아 코끼리를 거두면서 지금과 같은 캠프가 만들어졌다. 가족 단위로 생활하는 코끼리는 외부 개체를 받아들이지 않지만, 의지할 곳 없던 고아 코끼리들은 서로 상처를 보듬으며 기적처럼 더불어 살게 됐다. 현재는 코끼리 15마리가 자유롭게 캠프를 누비며 살고 있다.
 
숙소 시설은 호화 리조트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사진 캠프 자블라니, 금중혁]

숙소 시설은 호화 리조트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사진 캠프 자블라니, 금중혁]

크루거 국립공원은 남아공이 자랑하는 보물이다. 국립공원 방문객은 이른바 ‘빅 5’라 불리는 사자·코끼리·표범·코뿔소·버펄로를 비롯해 수많은 동물을 대자연 속에서 만나고 감탄한다. 그리고 캠프 자블라니를 비롯한 세계 최고 수준의 사파리 리조트에서 묵는다.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캠프 자블리니의 주인공은 코끼리다. 코끼리와 노는 방법은 다양하다. 투어 차량으로 코끼리 무리를 뒤따르는 사파리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운이 좋으면 거대한 무리가 수영을 즐기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캠프에서 말하는 ‘시그니처 선셋(Signature Sunset)’이 단연 백미다. 해 질 녘 코끼리 무리가 축사로 돌아올 때를 말한다. 코끼리들이 석양을 등지고 줄지어 선 채 연못가에서 물을 마시는 모습은 동물 다큐멘터리에서나 봤을 법한 장면으로 머릿속에 각인된다. 방문객이 직접 만지고 함께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는 코끼리는 ‘대사’ 역할을 맡는 다섯 마리뿐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캠프 자블라니는 10여㎞ 거리의 ‘홋스프레드 멸종위기 동물보호센터(HESC)’와 인연이 깊다. 1997년 설립된 HESC가 코끼리 사육을 위한 별도 공간으로 캠프 자블라니를 지었기 때문이다. 캠프 자블라니의 수익금이 동물보호센터 운영을 위해 쓰이고, 캠프 자블리니 투숙객은 전문 가이드와 함께 HESC를 방문하고, 봉사 체험도 할 수 있다.
 
HESC에는 코끼리 말고도 치타·아프리카 들개·남부땅코뿔새 등 온갖 동물이 살고 있다. 그중 특별한 입주민을 하나 꼽는다면 귀여운 아기 코뿔소다. 밀렵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새끼들인데 코뿔소가 워낙 희귀한 동물이어서 HESC에도 개체 수가 몇 안 된다. 이들은 양과 함께 지낸다. 생김새는 전혀 다르지만, 자신을 양이라 믿는 코뿔소 새끼들이 양처럼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웃음을 자아낸다.
 
캠프 자블라니의 객실은 스위트룸과 빌라를 합쳐 6개뿐이다. 언뜻 허름한 오두막 같아 보여도 주변 자연환경과 근사하게 조화를 이룬다. 아프리카 전통을 반영한 숙소 내부는 궁전 못지않게 화려하다. 객실마다 원목으로 만든 테라스와 전망이 탁월한 작은 수영장을 갖췄고 수풀로 교묘하게 가려진 야외 샤워장도 있다. 만일을 대비해 동물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전기 펜스도 둘러쳤다.  
  
만일 대비 숙소 주변엔 전기 펜스
 
캠프 자블라니에 사는 코끼리. [사진 캠프 자블라니, 금중혁]

캠프 자블라니에 사는 코끼리. [사진 캠프 자블라니, 금중혁]

숲속에서 즐기는 피크닉과 아침 식사에는 열대 과일과 함께 코끼리가 먹고 취한다는 마룰라 열매 과실주가 나온다. 전통 공연을 감상하는 저녁 만찬에는 대형 영양, 쿠두(영양과 동물) 고기를 비롯한 지역 먹거리가 총동원된다. 다이아몬드보다 밝게 빛나는 한밤의 은하수도 놓칠 수 없다.
 
멸종위기 동물보호센터에 사는 아기 치타. [사진 캠프 자블라니, 금중혁]

멸종위기 동물보호센터에 사는 아기 치타. [사진 캠프 자블라니, 금중혁]

수천년 된 유적의 웅장함, 마천루가 자아내는 도시의 아름다움과 같이 인간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가 주는 즐거움이 있다. 하지만 한번쯤은 머나먼 아프리카에서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빠져 보는 것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여행이 될 것이다. 이왕이면 동물 보호에 각별한 공을 들이는 숙소에 묵는다면 더 뜻깊은 추억으로 남을 테다.
 
서현정 여행 칼럼니스트 shj@tourmedici.com
인류학 박사이자 여행사 ‘뚜르 디 메디치’ 대표. 흥미진진한 호텔과 레스토랑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품격 있는 여행 정보를 알려주는 여행사가 없어 아예 여행사를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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