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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 보고서에 '대만=국가'···美, 中 가장 아픈 곳 찔렀다

미 국방부가 6월 1일 발간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 30쪽에서 "대만, 싱가포르, 뉴질랜드, 몽골은 민주주의 4개국(All four countries)"으로 표현했다.

미 국방부가 6월 1일 발간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 30쪽에서 "대만, 싱가포르, 뉴질랜드, 몽골은 민주주의 4개국(All four countries)"으로 표현했다.

중국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공식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칭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 흔들기로 나섰다. ‘하나의 중국’은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직 하나, 즉 대만이 아닌 중국 정부라는 의미다. 미국은 이 원칙을 1972년 상하이 공동성명에서 처음으로 인정했고 1978년 말 대만과 단교한 다음 달 1979년 1월 중국과 공식 수교했다. 결국 미ㆍ중 관계 정상화의 기본 토대이자 중국 대외정책의 성역인 ‘하나의 중국’을 흔든 것이라 미·중 관계에서 파고가 예상된다. 2015년 남중국해 항해의 자유 작전에서 시작된 양강의 충돌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무역·기술전쟁으로 번진 데 이어 이젠 외교적 정면 충돌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국방부는 6월 1일자로 발간한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 30페이지에서 ‘동반자 관계 강화’란 제목으로 “싱가포르, 대만, 뉴질랜드와 몽골은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민주국가로서 신뢰할 수 있고, 능력 있고, 천부적인 미국의 파트너”라며 “4개국 모두(All four countries) 전 세계에서 미국에 임무에 기여하고 있으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대만 부분에서 “대만 방위 공약의 목표는 대만이 안전하고, 강압으로부터 자유롭게 본토와 평화롭고 생산적인 관계를 맺도록 보장하는 것”이라며 “국방부는 대만이 충분한 자위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양의 방위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2008년 이후 대만에 정부 간 해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220억 달러 이상의 무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 보고서를 놓고 “과거 미국 관리들이 실수로 대만을 국가로 잘못 말한 적은 있지만 편집된 보고서에선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5월 발간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선 대만에 대한 위협 등이 140여 차례 등장하지만, 국가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2017년 12월 상위개념인 ‘미국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선 “우리는 대만관계법에 따른 정당한 방위 수요와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약속을 포함해 ‘하나의 중국 정책에 부합하게’ 강력한 유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만 했다. 1년 6개월 만에 등장한 세부 보고서에선 ‘하나의 중국 정책’이 사라지고 대신 ‘대만=국가’란 표현이 등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중국에 대한 견제 카드로 대만을 활용한 사례는 꾸준히 계속됐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2016년 12월 2일 당선인 신분으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37년 만에 첫 통화를 했다. 직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완전히 이해한다”면서도 “무역이나 다른 분야를 두고 중국과 합의를 해낼 수 없다면 우리가 그 정책에 얽매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재검토를 시사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13~21일 미국을 방문한 리다웨이(李大維) 국가안전회의 비서장과 만났는데 이는 미·중 수교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대만의 안보책임자 간 공식 만남이었다. 
 
대만 외교부가 공식 페이스북에 지난 3일 미국 백악관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옮겨 실었다. 미국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대만 생도와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했으며 대만 국기가 펄럭였다고 적었다. [대만 외교부 페이스북 캡처]

대만 외교부가 공식 페이스북에 지난 3일 미국 백악관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옮겨 실었다. 미국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대만 생도와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했으며 대만 국기가 펄럭였다고 적었다. [대만 외교부 페이스북 캡처]

 백악관은 중국 정부가 예민하게 문제 삼는 대만 국기를 백악관 홈페이지에 노출하기도 했다. 7일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생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옆에는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가 걸렸다. 대만 외교부는 공식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설명에 “미 공군사관학교 대만 졸업생 류신쉐(劉欣學)가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했다”며 “우리의 깃발이 자랑스럽게 펄럭였고 모든 시선이 대만을 향했다”라고 했다.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지난 30일 열린 미국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사진. 단상에 대만 국기가 게양되어 있다.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지난 30일 열린 미국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사진. 단상에 대만 국기가 게양되어 있다.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트럼프 정부의 이 같은 대만 카드는 중국을 향해 무역전쟁에서 원하는 수준에까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목적으로 관측된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정부로선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국가적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워싱턴 외교가에선 중국 당국이 ‘하나의 중국’을 지키기 위해 돈 문제에서 양보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중국’을 건드린 만큼 절대 양보가 없는 맞대응으로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안보담당 차관보는 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대(對)중국 안보 콘퍼런스에서 “중국의 대만에 대한 위협이 계속 커지고 있고 침략적 행동이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대만관계법에 따른 의무를 진지하게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미국이 대만에 20억 달러 이상의 무기 판매를 추진 중이라는 로이터통신 보도에 대해선 “단일 무기 판매사안에 대해선 논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5일 미국 정부가 의회에 대만에 M1A2 전차를 포함한 4건의 군사무기 판매안에 대해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무기 판매에 이어 대만 국가 호칭까지 등장하며 미·중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워싱턴·베이징=정효식·신경진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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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