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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줄 바람개비 그대로인데···" 고유정 전 남편 유족의 통곡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지난 6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와 고개를 푹 숙인 채 유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지난 6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와 고개를 푹 숙인 채 유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유정은) 영장 발부 전까지 유치장에서 거르지 않고 삼시 세 끼 밥도 잘 챙겨 먹었더군요. 유가족은 밥 한술 넘기지 못하고 매일 절규하며 눈물만 흘리고 있는데…."
 
고유정(36)에 살해된 전 남편 A씨(36) 유족이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불쌍한 우리 형님 찾아주시고 살인범 ○○○ 사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숨진 A씨의 남동생으로 알려진 청원인은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고유정의 잔인한 범죄 수법 등을 언급하며 "용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한 펜션에서 전 남편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최소 3곳 이상 장소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손괴·은닉)로 구속됐다. 
 
청원인은 "살아 돌아올 것이라 믿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며 "이제는 죽음을 넘어 온전한 시신을 수습할 수 있을지 걱정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형님(A씨)의 결혼 생활은 지옥과 같은 고통의 나날이었고, 아들 걱정에 수차례 망설이다 힘겹게 이혼을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청원인은 "형님은 이혼 후 대학원 연구 수당과 아르바이트를 해 양육비를 보내는 성실한 아버지였다"며 "주위에서 재혼 이야기가 나오면 아들을 위해 살겠다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반면 "재혼한 ○○○(고유정)은 아들을 보여주지도, 키우지도 않았고, 양육비는 입금받았다"고 했다. 심지어 "(양육비를) 더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청원인은 "(고유정이) 아들과 함께 살지도 않았는데 과연 그 돈이 아들의 양육비로 쓰였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아들은 제주 외가에 있으나 자신이 청주에서 키운다고 가사법정 재판에서 뻔뻔히 거짓말했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양육권을 가져오려 했지만, 그러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던 형님은 항상 아들을 보고 싶어 했다"고 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이혼 과정에서 약속한 아이의 면접 의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A씨는 아들을 보기 위해 가사소송 신청을 했고, 고유정이 재혼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청원인은 밝혔다.  
 
청원인에 따르면 A씨가 살해된 지난달 25일은 고유정이 수차례 재판에 불출석해 법원 결정에 따라 A씨가 아들을 만날 수 있게 된 날이었다. A씨는 아들에게 주려고 미리 바람개비 2개를 만들어 방에 고이 간직해 놨다고 한다. 
 
사건 당일 승용차 블랙박스 영상에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노래하던 A씨 모습과 목소리가 담겼다. 청원인은 "아들을 만나러 가는 설렘이 유가족의 절규와 통곡으로 돌아왔다"며 "아들을 그리워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죄이기에 시신조차 낱낱이 훼손돼 아직까지 찾지 못한단 말이냐"고 토로했다.
 
"사건 발생 이후 편히 잠을 이뤄 본 적이 없다"는 청원인은 "형님의 시신을 찾고자 온종일 사건 발생 지역 수풀을 헤치며 버텨 왔다. 범인이 잡히면 숨쉴 수 있을까 했다. 하지만 시신조차 찾지 못한 지금 매일 하늘을 보며 절규하고 있다"고 했다.  
 
청원인은 "인간으로서 한 생명을 그토록 처참하게 살해한 그녀에게 엄벌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인명 경시 풍조가 만연할 것"이라며 고유정에게 사형을 내려달라고 했다. 이 글에는 이날 오후 4000명가량이 동의를 눌렀다.
 
앞서 고유정은 지난 1일 긴급체포된 후 범행을 시인했다. 하지만 범행 동기나 시신 유기 장소, 공범 여부 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경찰은 늦어도 오는 12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해 고유정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준희 기자, 제주=최충일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A씨 유족 글 전문

피해자의 유가족입니다.

살아 돌아올 것이라 믿었지만, 결과는 저희가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보다 더 참혹하고 참담했습니다. 이제는 죽음을 넘어 온전한 시신을 수습할 수 있을지 걱정을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유족들은 이러한 상황에 숨을 쉬는 것조차 버겁습니다. 매일을 절규하고 있습니다.

형님의 결혼 생활은 지옥과 같은 고통의 나날이었고, 아들 걱정에 수차례 망설이다 힘겹게 이혼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혼 후, 아들을 보지 못함에도 형님은 대학원 연구수당과 아르바이트를 하여 양육비를 보내는 성실한 아버지였습니다. 어린이날과 아들의 생일이면 아이의 외가로 선물을 준비해 보냈으며, 주위에서 재혼 이야기가 나오면 아들을 위해 살겠다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이었습니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면 아들의 사진을 보아야만 겨우 눈을 감았습니다. 반면 재혼한 ***은 아들을 보여주지도, 키우지도 않았고, 양육비는 입금 받았습니다. 아니, 더 올려 달라 요구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아들과 함께 살지도 않았는데 과연 그 돈이 아들의 양육비로는 쓰였는지도 의문입니다. 아들은 제주 외가에 있으나 자신이 청주에서 키운다고 가사법정 재판에서도 뻔뻔히 거짓말을 했습니다.

양육권을 가져오려 했지만 그러지 못하여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던 형님은 항상 아들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은 이혼과정에 약속되었던 아이의 면접의무를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최근 형님은 아들을 보고자 가사소송을 신청하는 도중 ***의 재혼사실을 확인하였고, 혹여 양부에게 아들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지 않을까 염려하여 재판 속행을 요구하였습니다. ***의 수차례 불출석 끝에 드디어 아들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당일, 25일이 바로 그날입니다. 재판 결정에 따라 셋이 만날 수밖에 없었던 것일 뿐, 목적은 단 하나 바로 아들! 아들이었습니다. 바람개비 2개를 미리 만들어 방에 고이 간직해놓고서는 추후 아들과 단둘이 만날 그날만을 기다리던 형님이었습니다.

그리워하던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 이제는 영원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직도 당일 블랙박스 영상에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노래하던 형님의 목소리가 생각이 납니다. 아들을 만나러 가는 설렘이 유가족의 절규와 통곡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들을 그리워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죄이기에 시신조차 낱낱이 훼손되어 아직까지 찾지 못한단 말입니까!

이제까지 밝혀진 ***의 여러 정황들은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잠적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살해한 후 형님의 핸드폰으로 문자내용을 조작까지 하였습니다. 더욱더 치가 떨리는 것은 시신을 훼손하여 바다에 나누어 버렸으며, 무엇보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듣기에도 역겨운 범행동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은 사람이 아닙니다. 짐승만도 못합니다. 오늘 언론 기사를 보았습니다. 영장발부 전까지 유치장에서 거르지 않고 삼시세끼 밥도 잘 챙겨먹었더군요. 유가족은 밥 한술 넘기지 못하고 매일을 절규하며 메마른 눈물만 흘리고 있는데.. 저는 용서하지 못합니다. 아니, 용서할 수 없습니다.

사건발생 이후로 저는 편히 잠을 이루어 본 적이 없습니다. 배조차 고프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 형님의 시신을 찾고자 온종일 사건 발생지역 하천과 수풀을 헤치며 버텨왔습니다. 누명을 벗기면 편해질 줄 알았습니다. 범인이 잡히면 숨 쉴 수 있을까 했습니다. 생사를 확인하면 이 고통이 끝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신조차 찾지 못한 지금 매일 하늘을 보며 절규하고 있습니다.

사형을 원합니다. 무기징역도 가볍습니다. 성실히 납부하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쌀 한 톨 제공할 수 없습니다. 인간으로서 한 생명을 그토록 처참하게 살해하는 그녀에게 엄벌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인명경시 풍조가 만연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법의 준엄함을 보여주십시오.
부디 법정 최고형 선고로 대한민국의 법이 가해자의 편이 아닌 피해자의 편이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리고 하루빨리 형님의 시신이 수습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세요. 간청합니다. 무릎 꿇고 빌겠습니다. 저는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절망 속에서 눈물조차 아끼며 살아갈 것입니다. 부디 형님이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저희 가족이 억울함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도와주세요. 아니, 제발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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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