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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속구+강심장' 하재훈, SK가 찾아낸 '포스트 오승환'


'신인' 소방수 하재훈(29)이 SK 뒷문에 철벽을 세웠다. 최근 기세만으로는 KBO 리그가 마침내 '포스트 오승환'을 찾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재훈은 지난 5일 고척 키움전에서 6-2로 앞선 9회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으면서 연속 경기 무실점 행진을 '26'으로 늘렸다. 하루 전인 4일 경기서 2-1 승리를 지켜 내고 시즌 14번째 세이브를 추가한 데 이어 이날도 1이닝을 공 11개로 가볍게 틀어 막고 최강 소방수 위용을 뽐냈다. 4일과 5일 승리는 SK가 차례로 임시 선발투수들을 내보낸 경기라는 점에서 하재훈의 호투가 더 값졌다.
 
무서운 기세다. 5일까지 하재훈의 시즌 성적은 4승1패 14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20. 특급 마무리 투수의 길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4월 4일 롯데전부터 지난 5일 키움전까지 26경기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올 시즌 등판한 31경기 가운데 실점한 게임은 단 두 번뿐. 셋업맨 역할을 맡았던 3월 27일 LG전(1실점)과 4월 3일 롯데전(3실점)이 전부다. 마무리 투수로 첫 세이브를 올렸던 4월 26일 kt전부터는 아예 무실점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1점 차 터프 세이브도 여러 차례 포함돼 있다. SK가 올 시즌 18번의 1점 차 승부에서 17승1패를 기록하고 있는 비결이다.
 
잘 알려진 대로 하재훈은 먼 길을 돌고 돌아 SK 유니폼을 입었다. 마산 용마고를 졸업하던 2008년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 미국으로 향했고, 루키리그부터 트리플 A까지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갔지만 결국 메이저리그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후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와 일본 독립리그를 두루 거친 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에 지명됐다.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주로 외야수로 활약했지만, SK는 하재훈의 강한 어깨에 주목해 투수를 권유했다. 하재훈도 고심 끝에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신인' 투수는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최고 시속 155까지 찍으며 눈길을 끌었고, 개막 이후 불펜 승리조에 포함돼 강속구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개막 전 소방수로 낙점했던 왼손 김태훈이 한 달간 예상보다 부진하자 4월 말부터 하재훈에게 마무리 투수 역할을 대신 맡겼다. 갑작스럽게 맡게 된 중책은 결과적으로 하재훈의 '천직'이 됐고, 역할을 바꾼 김태훈과 하재훈은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내가 던져서 스스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좋다"고 말하는 강심장은 소방수 하재훈의 완벽한 무기다. 여기에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와 오랜 무명 시절을 통해 단련된 마인드컨트롤 능력까지 갖췄다. 마치 KBO 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콜로라도)를 연상케 한다. 오승환이 숱한 세이브 관련 기록을 갈아 치우고 2014년 해외로 떠난 뒤, KBO 리그는 오랜 시간 '마무리 수난 시대'를 겪어야 했다. '나오면 경기 끝'이라는 느낌을 주는 철벽 마무리 투수를 좀처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하지만 SK는 마침내 기나긴 마무리 투수 고민에 마침표를 찍은 듯하다. 늦깎이 신인 하재훈이 리그를 평정하는 '포스트 오승환' 역할을 해낼 조짐이다. 염 감독도 모처럼 찾아낸 특급 소방수를 철저한 계획 아래 관리하고 있다. 가급적이면 일주일 6경기 가운데 3경기를 초과해 등판하지 않도록 하고, 2~3주에 한 번 정도는 토-일-월로 이어지는 3일 휴식을 주는 식이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SK에 복덩이가 굴러들어 왔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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