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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SNS 놔두고 게임만 문제삼나” vs “게임중독 땐 정서 발달에도 문제”

국내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새로운 국제표준질병 분류(ICD-11)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게임 중독=질병’ 여부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개정된 질병 분류에 게임 이용장애(gaming disorder)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게임중독 질병 분류에 논란 확산
“비생산적 놀이” “미래 먹거리” 맞서

국내 통계법은 국제표준을 기준으로 삼도록 하고 있다. ICD-11이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는 의미다. 통계청은 이 새로운 질병 분류를 국내 기준이나 실정 등에 맞게 손본다. 하지만 11차 개정안의 양이 상당하다 보니 통계청은 국내 현실에서 게임 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보는 게 타당한지 살펴보는 연구용역도 아직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ICD-11에는 과도한 음란물 집착,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강박 등도 포함됐지만 관심 밖이다. 유독 게임 이용장애에만 논란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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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을 질병에 넣으려는 보건복지부와 반대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간 입장 차이뿐 아니라 게임업계와 정신건강 관련 시민단체·의료계가 대립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이 있다. 한국 사회엔 게임을 ‘비생산적인 놀이’와 ‘미래 먹거리’로 바라보는 이중의 시각이 존재한다. 게임 중독을 질병에 넣는 것을 반대하는 쪽에선 왜 게임만 문제를 삼느냐고 항변한다. 게임 전문 유튜버로 유명한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은 지난달 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쇼핑, SNS, 인터넷 등에는 중독이란 말을 잘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WHO가 게임 이용장애를 질병으로 판단하는 데 밑바탕이 된 근거들이 희박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장인 임상혁 변호사는 “술, 담배의 경우 약물 의존성에 대한 과학적인 입증이 가능하지만 게임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며 “WHO의 위탁연구들도 게임 중독보다는 인터넷 중독성에 대한 매우 추상적인 조사 결과에 의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배성만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게임 중독을 질병에 포함시키는 게)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그런 결정이 성급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게임 중독이 심하면 충동성이 커지고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며 "정서 발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무조정실은 정부 부처와 게임업계, 보건의료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갈등을 줄일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이 게임에 빠지지 않도록 어떻게 예방하고 치유하는지의 문제도 관심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결과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이유로 ‘친구·동료와 어울리기 위해’가 55.8%(1, 2순위 중복 답변)로 가장 높았다. 같은 조사에서 PC방 1회 평균 이용시간은 154분(2017년 139분)으로 나타났다.
 
김민욱·이병준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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