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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딩족 줄어드나…9급 공무원 시험 고교과목 빠진다

이르면 2022년 9급 국가직 공무원 공채시험 선택과목 중 사회·과학·수학 등 고교 과목이 사라지고, 형법·세법 등 직무와 관련된 전문과목이 필수로 들어간다. 인사혁신처는 선택과목 개편안을 이달 안에 확정하고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인사혁신처는 6일 “2013년 고졸자의 공직 진출 확대를 위해 9급 공채시험 선택과목에 고교과목을 넣었으나 실제 고졸자가 합격하는 비율이 미미했다”면서 “신규 공무원이 업무를 너무 이해하지 못해 행정의 질이 떨어지고 국민 신뢰를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18~19세의 9급 공채 응시자는 2012년 1083명에서 2013년 3261명, 2016년 4120명, 올해 2392명으로 늘었다. 최종합격자는 2015년 6명, 2016년과 2017년에는 3명, 2018년은 10명으로, 합격률이 채 1%가 안된다. 대학에 안 가고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공딩족’을 늘릴 뿐이라는 것이다. 세무직 9급 공무원이 기본적인 법률 용어를 몰라 세무사·회계사 등을 피한다고 한다. 검찰직 9급 수사관이 포털사이트에서 ‘기소(형사사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긴다는 법률 용어)’를 검색하다 선배가 “뭐하냐”고 묻자 “어떤 의미인지 몰라서 그랬다”고 한다.
 
신인철 인사처 인재정책과장은 “9급 공무원의 업무 미숙에 따른 불편 민원이 계속돼 2016년부터 수차례 간담회·공청회 등을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는 2012년 이전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세무직의 경우 현재는 국어·영어·한국사가 필수이고 세법개론·회계학·행정학개론·사회·과학·수학 가운데 2과목을 선택한다. 개편안에서는 국어·영어·한국사와 함께 세법개론과 회계학이 필수과목에 추가되고 선택과목이 없어진다. 검찰·교정·관세 직렬도 선택과목을 없애고 관련 법 2개를 필수로 지정한다.
 
일반행정 직렬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현재 국어·영어·한국사가 필수과목이고 행정법총론·행정학개론·사회·과학·수학 가운데 2과목을 선택한다. 개편안 1안은 행정법총론과 행정학개론을 둘 다 또는 하나를 선택한다. 사회·과학·수학은 선택하지 않거나 한 개만 고른다. 2안은 고교과목을 없애고 행정법총론과 행정학개론을 필수과목으로 넣는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올해 9급 공채 응시자 7202명과 일반인 3860명을 설문조사 했다. 일반인의 77.6%, 수험생의 73%가 고교과목 선택제 폐지에 찬성했다. 신 과장은 “일반행정도 2안 찬성 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고졸 공딩족’은 당황스러워 한다. 김모(19·서울 영등포구)군은 “국가직 9급 시험이 수능과 비슷해 잘 하면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행정학과 행정법으로 바뀌면 생소해서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19·인천 서구)군은 “이렇게 바뀔 줄 알았으면 재수하지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수험생도 “고교과목이 빠지면 난도가 올라가니, 개편 전에 응시자가 몰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
 
황성원 군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필수과목인 영어·한국사는 토익이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 공인인증시험으로 대체하고, 행정학을 필수과목으로 바꾸며, 면접을 강화해 사명감·소양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도 “공채로 공무원을 뽑는 데는 한국과 중국·베트남뿐”이라며 “창의적 인재가 몰리게 개방직 공개채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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