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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메이트’ 전성시대…발레가 대중 속으로 들어왔다

관객과 무용수가 함께 춤을 추는 관객 참여형 발레 공연 ‘마이너스 7’. 세계적인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작품으로, ‘발레 대중화’를 앞세운 올해 대한민국발레축제의 폐막작이다.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관객과 무용수가 함께 춤을 추는 관객 참여형 발레 공연 ‘마이너스 7’. 세계적인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작품으로, ‘발레 대중화’를 앞세운 올해 대한민국발레축제의 폐막작이다.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고급문화의 대명사였던 발레가 대중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드라마·웹툰·뮤지컬 등의 대중문화의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가 하면 성인 취미 발레단을 뜻하는 ‘발레메이트’가 공연 무대에서 서는 기회가 점점 늘고 있다.
 
8~16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취미 발레인들의 축제 ‘발레메이트 페스티벌’의 총예술감독인 김순정 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는 “전국적으로 성인 대상 취미 발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400~500곳에 이른다. 몸의 균형이 잡히는 등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자기표현의 욕망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취미로 발레를 하는 일반인들의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3회째인 ‘발레메이트 페스티벌’에선 17개 아마추어 팀들이 출연해 갈라 공연(15일)을 펼친다. 참여 팀이 2017년 1회 페스티벌의 9개 팀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갈라 공연의 예술감독을 맡은 황보민성 발레인 대표는 “성인 취미 발레 학원 ‘발레인’을 1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다. 몸매 관리 등을 위해 발레를 시작한 사람들도 배운 지 6개월이 넘어가면 무대에 서고 싶어한다. 아마추어 발레인들의 기량이 점점 높아져 20~30대 학원생 중 발레 전공으로 대학·대학원 입시에 도전, 성공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취미 발레인들의 활약은 무대 밖에서도 펼쳐진다. 발레 애호가들의 ‘장비병’(레오타드·스커트 등 발레 옷과 관련 소품을 수집하는 취미)을 충족시키는 데 취미 발레인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지난해 발레 디자인 상품 브랜드 ‘윤블랑’을 론칭한 윤선하 대표는 “4년 전 발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발레 옷에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기존 제품을 사려고 보니 예쁜 발레 옷이 별로 없어 직접 만들기 시작했고 주변에 선물도 했는데 반응이 좋아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1년 만에 매출이 10배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미술을 전공한 뒤 인테리어 브랜드 회사에서 디자이너와 MD로 일했던 윤 대표는 발레 옷을 비롯, 휴대폰케이스·손거울·파우치 등 발레를 소재로 한 디자인 상품들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발레 디자인 브랜드 ‘윤블랑’의 휴대폰 케이스. [사진 윤블랑]

발레 디자인 브랜드 ‘윤블랑’의 휴대폰 케이스. [사진 윤블랑]

‘윤블랑’뿐 아니라 ‘발레쟁이’ ‘시손느’ ‘앙튜튜’ 등 발레용품 브랜드 상당수는 아마추어 발레인들의 발레 사랑에서 출발한 업체들이다. ‘발레메이트 페스티벌’에선 이들이 내놓는 다양한 ‘발레 굿즈’들을 플리마켓(15, 16일)에서 모아 보여줄 예정이다.
 
오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하는 국내 최대 발레축제 ‘제9회 대한민국 발레축제’의 키워드도 ‘발레 대중화’다. 3년 만에 부활하는 무료 야외공연(22일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의 오프닝 무대는 목동발레리나·지니발레·라온발레·발레인·스완스발레단 등 아마추어 발레학원·발레단에서 발레를 익힌 취미 발레인들이 채운다. 박인자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 겸 예술감독은 “야외공연 직전 음악분수대 앞 광장에서는 200여 명의 아마추어 발레 무용수들이 참여하는 플래시몹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폐막작(29, 30일 CJ토월극장)으로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적인 관객 참여형 레퍼토리  ‘마이너스 7’이 선정됐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오하드 나하린이 2006년 한국 팬들을 위해 안무한 작품으로, 빠른 템포로 편곡한 영화 ‘오즈의 마법사’ OST ‘썸웨어 오버 더 레인보우(Somewhere over the Rainbow)’에 맞춰 무용수와 관객들이 함께 춤 추는 유쾌한 피날레가 하이라이트다.
 
축제 기간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창작 발레 작품들도 관객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윤전일의 안무작 ‘더 원’(20, 21일)에는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활약한 배우 정영주가 출연하고 안무가 신현지의 ‘콘체르토’(29, 30일)에선 최근 JTBC ‘슈퍼밴드’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천재 첼리스트 홍진호가 연주를 맡는 등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얼굴들이 작품 속에 등장해 거리감을 줄일 예정이다.
 
국내 첫 발레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 [사진 KBS]

국내 첫 발레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 [사진 KBS]

대중 문화 속에서도 발레는 친근한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발레리나가 주인공인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이 지난달 22일부터 KBS-2 TV에서 방송 중이다. 서울발레시어터가 자문으로 참여하고 무용수들도 출연하는 국내 첫 발레 드라마다. 첫 방송부터 주인공 이연서 역을 맡은 신혜선이 ‘백조의 호수’에서 발레 공연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발레 소재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나빌레라’. [사진 서울예술단]

발레 소재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나빌레라’. [사진 서울예술단]

발레에 도전하는 치매 노인과 스물세살 발레리노 사이의 우정을 그린 인기 웹툰 ‘나빌레라’는 지난달 서울예술단의 창작뮤지컬로 재탄생해 관객들을 만났다. 국립발레단 발레리노 출신의 유회웅이 안무가로 참여해 배우들의 발레를 지도했다. 주인공 덕출 역을 맡아 발레 연기를 선보인 배우 진선규는 “공연 준비를 하며 발레를 처음 배웠다”면서 “실제 해보니 ‘옛날부터 배웠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란 생각이 들더라”고 전했다. 2016~2017년 웹툰 연재 당시 독자 평점 1위를 지켰던 ‘나빌레라’는 뮤지컬로도 객석 점유율 95.7%를 기록하며 인기를 누렸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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